카드대출 변화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마련된 카드사 현금서비스 억제책이 현금서비스의 몰락과 카드론의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급전을 찾는 서민들은 대부업체 등에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현금서비스 이용규모는 63.3조원으로 7.3%(5.0조원) 감소했고 카드론은 30.3조원으로 6.7%(1.9조원) 증가했다.
지난 2011년 현금서비스 사용액 규모가 82조원, 2012년 75조원에 비하면 큰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엔 현금서비스의 월평균 이용금액이 29조7887억원에 달한점을 감안하면 인기가 시들해 졌음은 명백하다.
반면 카드론 실적은 카드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엔 23.2%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증가해 작년엔 32.4%를 차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배경에 대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책에 대한 결과로 보고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2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의 할부결제가 전면 중단된 점이 도화선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할부결제 서비스가 현금 서비스 사용을 늘리고 카드빚 돌려막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현금서비스 리볼빙 제도를 중단토록 지도했다.
신용카드 업계의 외형 확대 경쟁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카드사들의 대출자산 증가율을 연간 5%대로 제한한 것도 이유도 거론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층의 신용등급은 다르지만 두 상품은 보완재 역할을 한다"며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던 고객들이 상대적은 금리가 낮은 카드론을 찾는 경향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금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지자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부업체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011년말 기준 대부잔액은 8조원 수준이었지만 작년말엔 10조9000억원으로 3조원 가량 증가했다.
대출을 빨리 받을 수 있는 대부업체를 비롯해 저축은행 업계도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SBI저축은행 '바빌론', 웰컴저축은행의 '단박론' 등은 전화 한 통으로 대출이 가능해 현금서비스와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 증가에 비춰봤을 때 현금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는 게 잠재적 위험이 큰건 사실이지만 카드론, 대부업으로 유도되는 것도 간과할 일은 아니다"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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