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무허가 건축물 담배판매업 금지는 정당"
담배소매인지정반려처분 청구 기각한 원심 확정
"시행규칙으로 제한되는 사익보다 공익 더 크다"
2015-12-17 06:00:00 2015-12-17 06:00:00
 
무허가 건축물에서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행정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김모(50)씨가 서울시 종로구청장을 상대로 낸 담배소매인지정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구 담배사업법 시행규칙이 담배소매업 영위에 적합한 점포로서 관계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건축된 점포에 한해 담배소매인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정했다고 해 모법의 위임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이 시행규칙으로 제한되는 사익보다 담배소매영업장소의 안정성, 계속성 확보를 통한 담배유통질서의 확립, 조세징수확보와 담배산업의 건전한 발전이란 공익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소매인 지정을 위해 적법하게 건축된 점포를 요구하는 시행규칙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했다거나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발혔다.
 
김씨는 지난 2012년 8월23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3층 건물의 1층에서 담배를 판매하기 위해 건물 등기부등본, 1층 점포에 대한 임대차계약서를 첨부해 종로구청에 담배소매인 지정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 건물은 부동산 등기부등본만이 있을 뿐 건축허가를 받지 못해 건축물대장이 없었고, 이에 종로구청은 건축물대장 등 관련 공부가 존재하지 않아 담배사업법 시행규칙 7조 1항 1호에서 요구하는 점포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담배소매인지정신청을 반려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건물에 관한 부동산등기부가 존재하고, 담배소매인지정신청서에 건물 등기부등본만이 구비서류로 돼 있으므로 건축물대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려처분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담배판매업에서 건축법상 적법에 따라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부적법한 건축물인 경우 건축법에 따른 제한이 가능하고, 부적법한 건축물에서 담배를 판매할 경우 어떤 위해가 발생하는지를 생각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할 때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는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며 종로구청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담배사업법 시행규칙 제7조 제1항 제1호는 담배판매업 장소에 관한 제한규정을 담은 담배사업법 16조 4항을 구체화한 것으로, 모법의 규율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조항에 담배소매인이 제출할 서류로 '점포(적법하게 건축된 것을 말한다)의 사용에 관한 권리를 증명하는 서류'가 규정된 이상 담배소매인지정신청서에 건물 등기부등본만이 구비서류로 돼 있더라도 반려처분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김씨가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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