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평생 숙원이었던 롯데월드타워가 22일 대들보를 올리며 그 위용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날 가장 크게 웃어야 할 그의 모습은 행사장에서 보이지 않았다.
롯데물산은 이날 오후 2시30분 롯데월드타워 대들보 상량식을 진행했다. 행사는 길이 7m의 H빔인 대들보를 꼭대기층인 123층에 올려 설치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상량식을 기점으로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 123층의 외관이 착공 6년만에 제 모습을 갖췄다. 이제 내부 공사를 마무리하면 세계 5위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 완공된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평생 꿈이다. 그는 1988년 서울 잠실 부지를 매입한 후 1994년 제2롯데월드의 준공 계획(지상 108층·고도 450m)을 발표했다. 이어 2006년 롯데슈퍼타워라는 이름으로 착공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인근 서울공항의 군용기 이착륙 문제가 번번히 발목을 잡았다. 그러다 이명박 정권인 2009년 '특혜 의혹'에도 불구하고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를 3도 비트는 대책(비용 기부 채납)이 마련되면서 결국 건설 허가가 이뤄졌다.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013년 기둥 균열 사태를 시작으로 공사현장 인부 사망, 시공법 변경, 화재, 진동, 누수 등 각종 안정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다. 때문에 한 때 한국의 '바벨탑'이라는 비아냥도 함께 들어야했다.
이처럼 '말 많고 탈 많았던' 롯데월드타워가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막상 주인공인 신 총괄회장은 이날 행사에 초대조차 받지 못했다. 그는 건강 논란이 불거진 최근까지도 79층까지 직접 올라가 관계자에게 보고를 받으며 애착을 보였음에도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역사의 현장에서 빠지게 된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롯데그룹 측으로부터 상량식 등에 관한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도 "최근 신 총괄회장이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한 바 있어 이번 상량식에 큰 의미가 없다"며 "신 총괄회장 곁에 SDJ 측 인원이 둘러싸고 있어 접근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롯데월드타워를 완성시킨 것은 신 총괄회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며 "물론 최근에도 (신 총괄회장이)타워를 방문했었지만 그래도 (행사 참석에 대한)아쉬움이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평생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에서 22일 상량식이 진행됐지만 정작 신 총괄회장 본인은 참석하지 못했다.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물산)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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