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정상외교, 국가 신용등급 상승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204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도착액 기준도 전년동기에 비해 28.6% 늘어난 151억9000만달러로 역시 최고 기록이다.
정부는 한·중 FTA 발효와 활발하게 진행된 정상외교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영삼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상반기 저조했던 외국인 투자실적이 한·중 FTA 효과와 정상 해외순방 성과 등으로 하반기 들어 본격적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우선 한·중 FTA발효로 중국을 비롯해 FTA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제3국의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의 스미토모세이카케미칼은 한·중 FTA 수혜품목인 고흡수성수지(기저귀 원료) 생산기지 건설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고, 미국의 이엠피 벨스타(EMP Belstar) 역시 냉동·냉장물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물류센터에 1억 달러를 투입했다.
정상외교를 통해서는 중동의 오일머니가 대거 유입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PIF는 포스코건설 지분 인수에 11억3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쌍용건설 지분인수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투자청이 1억6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최근 세계 경기 불황 속에서도 상승한 한국의 신용 등급과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 규제 개선 등도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한편 국가별 투자액을 살펴보면 중동지역에서의 투자액은 지난해 225만달러에서 13억8200만달러로 대폭 증가했고, 중국도 11억8900만달러에서 19억6700만달러로 늘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일본은 기저효과와 엔저효과로 투자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삼 투자정책관은 "내년에는 통화가치 약세 등으로 투자유입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지만 FTA 등으로 투자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해와 비슷한 200억달러 규모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연도별 외국인 직접투자 변화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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