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G5'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3·4분기 휴대폰 부문에서 연속 적자를 내며 부진을 거듭한 터라 반전의 계기가 절실해졌다. G5 출격을 기다리는 LG전자 심정이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초조함으로 가득찬 이유다.
장은 마련됐다. 글로벌 최대 모바일 축제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개막 하루 전인 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행사를 연다. LG전자가 MWC에 전략 스마트폰을 꺼내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같은 날 삼성전자의 야심작 갤럭시S7 공개가 예정돼 있어 흥행 측면도 걱정을 덜었다.
맞대결이 주는 심적 부담도 간단치 않다. 세계 각 국에서 몰려든 언론과 바이어들로부터 자칫 박한 평가를 받을 경우, 입을 내상은 짐작키 어렵다. 디자인은 물론 성능과 기능 면에서도 최소한 갤럭시S7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만 향후 시장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애플이 3~4월 중으로 아이폰6S의 소형 버전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헤쳐가야 할 난관도 더해졌다.
업계와 해외 IT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G5는 V10에서 선보였던 듀얼 카메라를 후면에 장착해 비교 불가의 카메라와 동영상 기능을 자랑한다. 또 퀄컴의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20과 초고화질(QHD)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착탈식 배터리도 경쟁작들과의 차별점이다. 여기에다 보조화면을 상시 구동하는 '올웨이즈 온' 기능을 통해 잠들지 않는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께도 줄여 한층 얇아진 외관을 뽐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G5에 집중키 위해 모바일 결제서비스 'LG페이'도 이번 MWC에서 꺼내들지 않는다. 관심도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미 전사적 차원에서 마케팅 역량을 모으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조준호 사장(MC사업본부장)이 G5 설계 단계부터 공개까지 모든 것을 챙기고 있다"면서 "명운을 걸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출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글로벌 통신사들과의 논의부터 품질, 물량 공급 등 생산라인 점검까지 마친 상태다.
LG전자는 좀처럼 스마트폰 부문에서 자리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한때 글로벌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며 추격의 의지를 다졌지만, 이내 중국 업체들에게 밀리며 존재감을 잃었다. 실적도 들쑥날쑥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MC사업본부는 2014년 1분기까지 적자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2분기 G3 흥행에 힘입어 흑자 전환했다. 이도 잠시. G3 인기를 G4와 V10이 이어가지 못하면서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1214억원의 손실을 냈다.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G5가 시장 기대만큼의 스펙과 성능으로 나와준다면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성능이 크게 뒤질 것이 없을 것으로 보여 출하량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3월에 출시,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2분기에는 MC사업본부가 약 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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