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중국, 스마트폰 '대륙의 실수' 전기차로 이어간다
정부 지원 앞세워 로컬 스마트폰 브랜드 급성장, 전기차도 무서운 기세
2016-02-22 15:29:37 2016-02-22 15:29:37
중국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대치 않은 성과를 거두자 '대륙의 실수'라 불릴 정도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더니 전기차 시장에서도 대륙의 실수로 여세를 몰아갈 기세다. 기술적 열세에도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스마트폰 분야에서 거둔 괄목할만한 성과를 전기차에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2일 LG경제연구원 '중국 전기차-IT 기업의 성공 신화 재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정부주도의 전기차 운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보조금 지급, 자국 기업에 유리한 시장 환경 등을 앞세워 전기차 산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T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중국의 정부 주도 성장 방식이 전기차 산업에서도 주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IT 기업들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한 현재, 중국 정부는 중국 정부는 차기 육성 산업 중 하나로 전기차 산업을 꼽았다. 최근 중국 IT 기업은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5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상태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IT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칠 때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공급 촉진과 기술력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비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특히 비교적 개발 사이클이 길고 신규 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자동차 산업 특성을 고려해 벤처캐피털을 통한 투자환경 조성보다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정책에 무게를 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프라 투자가 절대적인 전기차 산업 특성을 고려해 지방 정부간 경쟁적 투자 유치도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500만대 생산 계획에 걸맞은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충전소 1만2000곳, 충전기 480만대를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국가 에너지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공공 충전소는 약 3000개 수준이다.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도 확고하다. 앞서 IT 산업에서도 로컬 기업에 편향된 정책을 시행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린 중국은 최근 정기적으로 선정되는 가격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모두 로컬 브랜드 차량을 뽑기도 했다.
 
정부 지원사격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모델은 BYD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Qin'으로 1만6447대가 판매됐다. 순수 전기차(EV) 부문 판매 1위 역시 현지업체 베이징자동차의 E시리즈가 5904대의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상하이자동차의 '550', BYD의 'E6', Chery의 'QQ' 등이 상반기에만 3000대 이상씩 공급되며 로컬 브랜드들이 나란히 준수한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기차 대표업체인 테슬라의 모델S가 1680대 판매된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전기차 산업 육성책을 펼쳐든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 지난 1991년 8차 5개년 계획부터 전기차 산업을 국가급 전략 산업으로 정하고 육성해온 중국은 2001년 10차 5개년 계획을 통해 현재 전기차 정책의 토대인 '863'계획을 발표, 전기차 산업 육성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로컬 브랜드들이 기술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이처럼 오랜기간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정부가 직접 경쟁력 있는 몇몇 로컬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존 자동차 산업에서의 경쟁력 부족을 차세대 자동차 산업인 전기차로 빠르게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였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기준을 강화하는 채찍도 꺼내들며 로컬 브랜드들의 경쟁을 통한 자생력 키우기에까지 나섰다. 지난해 전년 대비 3배이상 늘어난 20만대의 산업규모를 갖추게 된 만큼 질적 성장을 위한 자구 방안을 부추기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에 따른 보조금 지급 조건을 현재 최소 80km이상에서 100km이상으로 높였다.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에는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저가 전기차 비중이 27%로 높다. 때문에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은 도태되도록 '준 산업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은 "중국의 내연기관 자동차 경쟁력은 글로벌 업체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로컬 업체들이 내수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했다"며 "당분간 지속될 로컬 업체들 판매 우위에 자체 경쟁과 정부의 글로벌 브랜드 육성에 대한 의지가 결합되면 경쟁력을 갖춘 로컬 브랜드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 로컬브랜드 체리의 전기차 'EQ'가 대련지역 충전소에서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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