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 시행을 오는 8월4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가 교권을 침해한 학생·학부모에 대한 특별교육의 후속조치로 학부모에게 과태료 300만원 부과 규정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학부모 의견 수렴을 거치고 있다고 하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원지위법 주요 개정 내용에는 ▲학교장의 보고 의무 강화 및 교육활동 침해 행위 축소 및 은폐 금지 ▲관할청의 교원치유센터 지정 및 운영비용 지원 근거 마련 ▲학교장이 교육활동 침해 학생의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 이수를 결정한 경우 해당 학부모 참여 의무 부여 등이 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교육 이수 조치 불응 보호자에 대한 과태료 300만원 부과 ▲교권침해 학생에 대한 학급교체·강제전학 ▲교권 피해 교사에 대한 가해 학생·학부모의 부담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 방안 중 '학부모 과태료 300만원 부과 규정'이 불필요하게 처벌이 과하다는 의견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18일 "과태료 300만원 규정은 권리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에 토론회를 통해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두 번의 토론회를 열었다"면서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관계자는 "지난 달 27일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교육부 관계자·주무관 2명·교수 1명·장학사 6명·교사들로 이뤄진 토론회였고 학부모 단체는 우리 단체 뿐이었다"면서 "토론회 참석에 앞서 회의 자료도 요청했지만 교육부에서는 보내줄 수 없다며 회의자료도 준비 못하게 했다. 그런 토론회에서 어떻게 학부모 의견 수렴이 가능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교권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교권침해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 300만원 과태료 후속조치는 형평성이 없다"면서 "교권침해의 분쟁에 대한 원인 규명 절차도 없이 학교교권부위원회의판단에만 따라 교권침해라고 멋대로 판단하고 이에 과도한 벌칙을 규정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 최미숙 대표는 "지난 12일 대전 교육정보원에서 교원지위법 재개정에 대해서 토론회가 있어 참석했고 토론회 참석자 들 중 학부모는 우리가 유일했다"면서 "교권이 침해 돼선 안 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교권침해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 대표는 "지금도 교권을 침해했을 때 불이익을 안 받는 것도 아니다. 학생들은 특별교육을 받기도 하고 강제전학을 보내기도 한다. 이밖에 교내 봉사활동, 사회봉사, 출석정지 등 벌칙을 받고 있으며 가령, 학부모들도 학교에 와서 행패를 부렸을 때 형사처벌을 받기도 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태료 처분까지 추가 되는 것은 너무 과하고 균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에 대해 "'학교폭력 및 예방에 관한 법률'의 벌칙 조항에 준해 후속조치를 만든 것"이라며 "이는 교권을 침해한 학생·학부모에 대해 가정에서부터 교육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이 이미 깔려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더구나 과징금 처분 등에 앞서 가해 학부모가 특별교육 받을 수 있도록 의무 조항이 들어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과징금 부과처분은 특별교육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후속적으로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학부들의 반발이 심하면 과태료 액수의 범위는 조정이 가능하다"면서 "교권침해 판단은 학교교권부위원회에서 판단하는 것이고 교권침해 유형을 3가지로 분류해 학교현장에 교권침해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권침해 세가지 유형 중 1호는 상해·폭행·정보통신법 위반 등 실제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는 사안들이 해당된다. 2호는 수업 진행 및 방해·폭언·욕설로 형법상 범죄는 아니더라도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있는 유형이 들어가 있다. 3호는 그 밖의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교육부는 학부모에 대한 과징금 등을 규정한 후속조치를 담은 '교원 예우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지난달 25일 입법예고 했으며 의견을 수렴해 40일이 지난 다음 달 초쯤 공포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사진/광주시교육청 제공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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