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문제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의원 6명이 8~10일 중국 방문에 나서는 가운데 행사 기획자인 김영호 의원은 7일 “새누리당 내에서 ‘사대외교’나 ‘출국금지’를 말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정상적인 의원외교를 여당이 국면전환용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 결정 후에도 북핵문제 등에 있어 중국은 국제사회 일원으로 한국 정부와 공조해야 한다는 점과 중국 언론이 경제제재를 이야기하는 것은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중국에) 전달할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정부의 입장일 수 있는 말을 야당이 외교채널을 가동해 하러 간다는데 (여당이) 막는 듯한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은 지난 5·6일 당내 회의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두고 “사드 배치 문제를 중국 당국과 의논하겠다는 것은 굴욕적인 사대외교”, “중국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으로 출국금지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김영호 의원은 “한국과 중국 학자들이 주제발표를 하고, 향후 전망에 대한 중국 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러 가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새누리당의 반응에 중국 매체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오히려 논란이 더 커질 수 있으니 더 이상의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도 강조했다. 더민주 내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사드 포대를 성주 내 다른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증폭되자 시선을 돌리는 차원의 대응(기동민 원내대변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자신들의 방중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김 의원은 “우상호 원내대표와는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리커창 총리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좌담회이기 때문에 김 대표에게는 말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김 대표가 휴가 중이라 사전 인지를 못한 상황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는 것 자체를 만류한다면 (김 대표가) 제게 메시지를 전달했을 텐데 그런 것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추후 방문 결과 보고서를 작성해 김 대표와 우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방중 의원들은 김 의원을 비롯해 김병욱·박정·소병훈·손혜원·신동근 의원 등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베이징대 국제대학원 교수들과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판구연구소의 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를 연다. 좌담회 전·후로는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현지 한국 기업인과의 면담도 계획되어 있다.
소병훈 의원은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러 가는 것이 아니다”며 “방문 의원 중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나와 손혜원 의원 밖에 없는데 나머지 의원까지 ‘사드 반대론자’로 몰아가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왼쪽)이 지난 5일 국회 더민주 원내대표실에서 8~10일 중국 방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상호 원내대표.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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