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의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신동빈 회장이 이 부회장의 유서 내용을 접하고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26일 오전 8시10분경 서울 소공동 24층 집무실로 출근한 뒤 이 부회장의 자살 보도를 보고 받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이) 자살 소식을 접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등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셨다"며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겠다는 의지를 담은 유서 내용을 접한 뒤에는 더욱 가슴 아파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은 이 부회장의 자살과 관련해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인원 부회장이 고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인원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10분경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의 한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에서 발견된 A4 4장 분량의 유서는 '비자금 없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경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일감몰아주기 혐의 등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었다.
이 부회장은 롯데 그룹 역사에서 오너가(家) 일원을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서 '부회장' 직함까지 단 유일무이한 첫 인물이었고,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동빈 회장이 일본을 오가며 이른바 '셔틀 경영'을 할 때 총수 부재 중에도 국내 경영을 도맡아 처리한 명실상부한 그룹의 '2인자'였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40년 넘게 롯데에서 잔뼈가 굵고 최고의 자리에까지 오른 '롯데맨'이었던만큼 롯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달랐고 이것이 결국 자살의 한 배경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롯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롯데는 "고 이인원 부회장님의 비보는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 부회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공식 밝혔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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