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 위반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은 대기업 집단은 현대자동차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소관 법은 시장의 지배적 지위 남용과 기업 결합을 규제하는 공정거래법을 비롯해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등을 포괄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30대 대기업집단의 누적 과징금 금액·법 위반 횟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올해 9월말까지 기준으로 현대차그룹에 가장 많은 3495억81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간동안 총 64건의 법 위반이 공정위에 적발됐다. 시정명령 이상 조치를 받은 경우가 30건이었고, 경고가 34건이었다. 매달 평균 1건 이상 법 위반을 행해온 셈이다. 과징금 부과 건수는 26건, 검찰고발은 12건이었다.
박용진 의원은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자국민을 대상으로 가격, 품질, 서비스, 리콜 등 내수 차별을 일삼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와중에도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각종 분야에서 광범위한 불공정행위를 범했다”며 “현대차의 내수 차별 문제와 무소불위의 법 위반 행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은 같은 기간동안 현대차그룹에 이어 2832억2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삼성그룹은 시정명령 이상 조치를 받은 경우가 23건, 경고 18건으로 법 위반 횟수가 총 41건에 달했다. 과징금 부과 건수는 19건, 검찰고발 건수는 10건으로 조사됐다.
포스코그룹은 2176억5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아 이 부분 3위에 올랐다. 시정명령 이상이 21건, 경고 28건 등 총 49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다. 과징금은 21건 부과받았고 검찰고발은 13건이었다. 검찰고발 건수는 30대 대기업집단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SK그룹이 1730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시정명령 이상이 38건, 경고 50건 등 총 88건의 법 위반이 적발됐다. 과징금 부과 건수는 29건, 검찰고발 건수는 9건으로 집계됐다.
GS그룹은 총 47건의 법 위반이 적발된 가운데 시정명령 이상 17건, 경고 30건으로 나타났다. 과징금 부과 건수는 12건으로, 1071억27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검찰고발은 8건이었다. LS그룹은 공정위 소관 법을 85건 어겼다. 시정명령 이상은 18건, 경고는 67건이었다. 과징금은 16건에 대해 362억9000만원 부과됐고, 검찰고발은 9건이었다.
법 위반 횟수는 롯데그룹이 1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시정명령 이상이 40건, 경고가 34건이었다. 이 가운데 과징금 부과건수가 13건으로, 360억5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과징금액 순위로는 1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검찰고발 건수는 4건이었다.
이런 가운데 같은 기간 30대 대기업집단 중 26개 집단에 225건, 총 1조691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과징금 부과 건수를 포함한 30대 대기업집단의 법 위반 횟수는 총 971건이었다.
매년 204건의 법 위반이 대기업에서 일어난데 대해 박 의원은 “재계순위 1, 2위 기업이 과징금 부과 순위도 1, 2위에 나란히 기록될 만큼 대기업이 불법에 앞장섰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법 위반에도 대기업은 소송으로 공정위에 맞서고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해당 기간 중 공정위와 소송을 벌인 곳은 24개 집단, 소송건수는 총 143건에 이른다. 현재도 공정위는 19개 집단과 80건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박용진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대기업들이 국민들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이유는 큰 몸집에 걸맞지 않게 각종 불법과 편법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매년 수백 건의 법위반을 하면서 수조원에 이르는 수익을 거두는 것이 징계로 받는 불이익보다 크기 때문에 불법과 편법이 반복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올해 안으로 상습적으로 공정위 소관 법을 어기는 기업을 엄하게 제재하는 내용의 ‘누진 과징금 체계’ 등의 제재수단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앞을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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