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A씨 등 4명은 상장기업 B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자금 전액을 사채업자·저축은행에서 차입했다. 이후 이들은 소규모 중국 기업인 C사와 형식적인 계약만 체결한 후 B사가 중국 사업에 신규진출하고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것처럼 꾸몄다.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C사와 계약하고 있는 사진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고 C사 대표를 B사 경영진에 선임했다. B사의 주가가 급등하자 이들은 인수주식 대부분을 처분하고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그 후 B사는 자본잠식률 50% 이상 지속으로 상장폐지됐고, 금융당국은 이들을 부정거래 혐의로 고발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무자본 인수합병(M&A) 불공정거래 특징과 주요 적발사례’를 발표하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강전 금감원 특별조사국장은 “2013년 이후 상장기업의 무자본 M&A가 증가하면서 기업 인수합병의 투명성 제고를 요구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며 “거래질서 확립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올해초부터 경영권이 변동된 상장기업 중 무자본 M&A 관련 불공정거래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무자본 M&A는 기업 인수자가 주로 자기자금보다는 차입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의미하며, 그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기업 인수자가 정상적인 경영보다는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위해 불공정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회사의 경영실적이 악화되거나 상장폐지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금감원은 올해 7개 종목의 무자본 M&A 관련 불공정거래를 적발해 45인을 고발, 수사기관 통보 등의 조치를 취했다. 혐의자들은 불공정거래를 통해 총 68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금융감독원
혐의자들의 주요 불공정거래 유형은 부정거래, 미공개정보 이용, 시세조종 등이며, 공시위반도 다수 적발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의 범죄 전력을 숨기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페이퍼컴퍼니 또는 명의 대여자가 인수하는 것으로 가장하고 배후에서 불공정거래를 주도한다. 대상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도 인수가 가능한 코스닥 기업 또는 주가가 낮고 거래량이 적은 관리종목 등 불공정거래가 용이한 기업이다.
이들은 자본력이 풍부하고 장기적인 경영 목적으로 인수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자기자금으로 인수하는 것처럼 허위공시하고 인수주식의 담보제공 사실도 은폐했다. 투자자들에게 신규 유망종목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사명변경, 신규사업 목적을 추가하거나 거래량 확대를 위한 액면분할 등도 실시했다.
또한 첨단기술 사업 및 해외 사업 등 신규 사업계약을 형식적 또는 허위로 체결해 투자자에게 사업의 실체가 있는 것처럼 위장하고, 공시, 기업설명회(IR), 언론보도 등 다양한 홍보수단을 이용했다.
강전 국장은 “앞으로도 금감원은 투자자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무자본 M&A 관련 종목에 대해 지속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혐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중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자본 M&A의 특징. 출처/금융감독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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