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카드업계가 수익이 많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사업에 집중하면서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카드론 사업 확대로 인한 부실 우려 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카드론 사업 확대는 저금리 기조에 따라 카드사들의 사업 조달비용이 크게 줄었지만 카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은 없어 이자수익 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카드론을 취급 중인 나머지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자산 중 연체되거나 손상된 부실우려 대출은 현재(3분기 기준) 1조5288억원으로 작년 말(1조4185억원)보다 1104억원(7.78%) 증가했다.
카드사들의 부실 우려 대출이란 대출상환 금액이 연체되거나 손상된 채권을 말한다. 그간 카드사들의 경우 연체 기간이 90일 넘기면 원금을 전액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로 처리하고 충당금을 마련해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원 악화에 따라 현재 시장 상황을 비추어 봤을 때 카드론이 가장 실질적으로 돈이 되는 사업"이라며 "이 때문에 카드사들이 앞다퉈 카드론 영업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3분기 카드사들의 카드론 자산은 23조172억원 규모를 기록해 지난해 말(21조4043억원)보다 1조6129억원(7.54%) 늘어나면서 사업 자산 규모 확대에 따라 부실 우려 자산도 함께 늘어난 모습이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가장 많은 카드론 자산(5조5062억원)을 보유한 가운데 연체·손상된 카드론은 2977억원으로 약 5.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KB국민카드가 카드론 4조206억원으로 연체·손상 카드론은 2009억원(5.0%)를 기록했으며
삼성카드(029780)가 3조9245억원 중 2160억원(5.5%), 현대카드 3조1874억원 중 1910억원(약 5.6%), 롯데카드 2조4757억원 중 2180억원(8.8%), 우리카드 2조1033억원 중 1674억원(약 8%), 하나카드 1조7994억원 중 1229억원(약 6.8%)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금융권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비교적 손쉽게 대출이 가능한 카드론으로 가계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론의 경우 카드사가 심사를 통해 지정한 대출 한도 만큼 금액이 바로 지급된다는 편리함 때문에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은행권이나 2금융권의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생계형 자금 대출을 위해 카드론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자들이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으로 사용하는데 카드사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대해 인색하게 굴고 있어 고금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의 카드론 대출금리가 점차 인하되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당국이 낮아진 자금 조달비용을 원가산정에 제대로 반영하는지에 대한 카드사들의 금리산정 체계를 재점검할 예정이어서 조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가 수익이 많은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사업에 집중하면서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카드론 사업 확대로 인한 부실 우려 대출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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