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가 10일 각 당의 국정감사 상황실을 가동하며 오는 12일 진행되는 국정감사 준비에 들어갔다. 여당은 추석 민심을 '적폐청산'으로 규정하면서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겨냥한 총력전을, 야당은 문재인정부의 안보 무능을 지적하며 국감에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임을 각각 시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 국정감사 상황실을 설치하고, 문재인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과거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과 안보·적폐청산 세 가지 기조로 국감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9년간의 불공정을 바로잡고 정의를 바로세우는 적폐청산과 북한의 도발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보국감,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국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국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이자 과거 적폐를 청산할 수 있는 마지막 국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낡은 기득권 구조를 해소하고 새 정부 민생개혁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오른쪽 세번째) 대표와 우원식(오른쪽 네번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0일 국회에서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보수 야당들은 적폐청산은 정치 보복이라며 문재인정부의 무능과 '신적폐'를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국정감사 상황실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국감 모드에 돌입하며 이번 국정감사를 ‘무능심판 국감’으로 규정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문재인정부 독선과 독주를 견제할 유일한 수권대안세력이다. 이번 국감을 문재인정부의 무능심판 국감으로 명명하겠다”며 안보무능과 경제실정, 좌파 포퓰리즘, 졸속 정책, 코드인사 등을 여권의 5대 신적폐로 꼽았다. 그러면서 “종합상황실을 통해 총력체제 갖추도록 하겠다”며 “이번 국감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최후의 낙동강 전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전 졸속 중단 ▲최저임금 급속 인상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평화 구걸과 북핵 위기 초래 ▲정치보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13가지를 정부의 실정으로 언급하며 대대적인 감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정부여당이 앞에서는 협치를 외치고 뒤에서는 적폐청산에 혈안이 돼 있다”며 “지금 문재인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되는지 검증하는 국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왼쪽 세번째)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당은 전·현 정부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감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정책 실패와 잘못을 검증하면서도 문재인정부 국정운영 전반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만 얽매이면서 미래 혁신을 뒤로한다면 국정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이라는 일부 야당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지만, 과거에만 얽매여 미래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이날 ‘촛불민심 이행’ 국정감사 상황실 현판식을 열고 “촛불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국정감사가 될 수 있도록 정의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정미 대표는 “정의당이 ‘혁신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며 “그간 진행됐던 국정농단·정경유착 등 이 모든 것들이 우리 민생을 어떻게 망쳐왔는지, 문제의 근원을 파헤치고 대안을 찾아 나가는 일을 정의당이 맡겠다”고 말했다.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만난 여야 교섭단체 4당 원내대표는 국감 운영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정 의장은 “국감은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국회 책무”라며 “이번에 국회가 채택한 증인 실명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정착되는 첫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감이 끝나면 예산안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원내 지도부의 노력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국정감사 상황실 현판식에 참석한 이정미(오른쪽 두번째) 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과 지도부가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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