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동부대우전자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이번 주 예비실사를 한다.
22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FI는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를 상대로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달 예비입찰을 마쳤다. 예비실사를 거친 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가격 협상 절차도 남아 있다. 동부대우전자가 해외에 지사·법인·공장 등이 많아 최종 매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과 유럽 가전업체 등 4~5개 기업이 동부대우전자 인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업체 중에는 터키 가전시장의 유력사인 베스텔, 프랑스 업체 브란트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대유그룹의 대유위니아가 지난달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대우전자가 해외 매출이 강세인 부분은 대유위니아에 매력적인 요소다. 지난해 기준 대유위니아는 매출 4466억원인데, 전체 매출 중 내수가 9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내수 중심 회사다. 또 김치냉장고 ‘딤채’는 전체 매출의 70%로 딤채 의존도가 높다. 사업다각화와 해외 매출 비중 확대는 대유위니아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동부대우전자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다. 하지만 매출 1조5000억원이 넘는 동부대우전자를 대유위니아가 인수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작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 가전업체들도 동부대우전자 해외 매출을 눈여겨보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수출 가운데 중남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이다. 해외 지사와 법인, 공장 등이 40개 있다. 판로와 마케팅, 업력 등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해도 동부대우전자의 경쟁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특히 해외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틈새를 파고들며 미니 가전을 중심으로 탄탄한 매출을 기록 중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대우’라는 이미지가 살아있어 동부대우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마다 인수 의도가 다른 점은 변수다. 외국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국내 광주공장 인수 포함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 현지에 생산라인을 갖춘 업체라면 한국에서 매출 비중이 낮은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까지 포함한 계약을 하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다.
동부대우전자 내부적으로는 튼튼한 경영권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이 있는 회사가 인수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 동부대우전자를 2726억원에 인수하기 위해 FI에서 1346억원을 지원받았다. 공동 인수 과정에서 2018년까지 기업공개와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유지 등을 조건으로 달았는데 동부그룹이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FI가 매각에 나섰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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