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조직을 강화하고 나섰다.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그룹을 확장하는 한편 정보기술(IT) 전문가 등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영입 인재 수혈에도 과감히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현하면서 금융환경 또한 모바일과 디지털로 이동한 만큼, 내년부터는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모바일플랫폼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이 디지털금융 조직을 강화하고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은행(000030)장은 지난 23일 취임 후 첫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지속성장과 내실경영을 위한 조직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25개국 30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디지털화하기 위해 해외 IT와 핀테크 사업을 전담하는 ‘글로벌 디지털 추진팀’도 신설했다.
디지털 부문을 진두지휘할 컨트롤 타워도 바뀌었다. 이날 손 행장은 디지털금융 그룹장에 홍현풍 부행장을 선임했다. 홍 그룹장은 정보통신기술(ICT)전문가로 차세대 ICT 구축단을 도맡아 빅데이터, 전산시스템 교체를 담당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 2015년 출시된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총괄했던 조재현 디지털금융그룹장(부행장)은 퇴임했다.
농협금융은 내년 핵심전략으로 ‘디지털 금융’을 선정했다.
또 디지털금융부문을 신설하고 계열사 전체의 디지털 전략과 사업을 총괄하는 디지털금융 최고책임자(CDO) 체계도 꾸린다. CDO에는 주재승 부행장이 임명됐다.
주 CDO는 농협은행에서 정보보호부 부장, 종합기획부 부장을 역임한 인물로, 정통 IT전문가는 아니지만 일선 현장과 농협금융 전반을 아울렀던 경험을 높게 평가 받았다.
아울러 지금까지 금융지주 주관의 디지털금융 전략협의회는 CDO 협의회로 격상해 디지털금융 전반을 의사 결정하는 기구로 활용키로 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금융지주 내 디지털 전문 조직인 ‘DT Lab(Digital Transformation Lab)’을 만들었다.
또한 실리콘밸리와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의 김정한 전무를 DT Lab 총괄 부사장 겸 CTO(최고기술책임자·Chief Technology Officer)로 영입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금융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산업으로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사장은 새롭게 설립되는 DT Lab을 통해 전통적인 금융권 조직과 차별화된 디지털 기술 혁신을 추진하게 되며,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역시 디지털 은행으로 재무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디지털 그룹을 새롭게 만들고, 삼성전자 출신의 AI(인공지능) 전문가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신한은행 빅데이터 센터장으로는 김철기 한국금융연수원 교수가 영입됐으며 신한금융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으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계자인 조영서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대표가 중용됐다.
이밖에 지방은행에서도 디지털 금융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종욱 광주은행장은 첫인사에서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디지털본부는 기존 영업에 디지털 영업을 접목하고 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경남은행은 디지털금융본부장에 한국 IBM 출신의 최우형 상무를 부행장보로 영입했다.
한편 디지털 금융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은행 산업 환경은 더 변화될 것"이라며 “고객 이해에 기반한 채널전략을 추진하고 비대면 거래에서의 개방적인 디지털금융 구축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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