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글로벌 D램시장에서 한국의 장악력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점유율 합계 70%를 가뿐히 넘기며 반도체 코리아의 위용을 과시했다. 다만 이들과 함께 3강으로 꼽히는 마이크론이 매출액과 더불어 점유율을 늘리며 한국을 바짝 뒤쫓았다. 특히 마이크론이 10나노대 D램 확대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국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D램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03억6000만달러의 매출로 44.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64억3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점유율은 27.9%였다. 양사의 점유율 합은 72.8%로, 사실상 과점 체제다. 전세계에 판매되는 D램 10개 중에 7개가 한국기업 제품인 셈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절대적인 공급부족으로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그래픽 D램 가격이 가상화폐 채굴시장의 수요 확대로 전분기 대비 15% 올랐고, PC·서버향 제품도 3~6% 상승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은 69%로, 지난해 4분기 대비 5%포인트 늘었고 SK하이닉스도 59%에서 61%로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8GB LPDDR4 모바일 D램. 사진/삼성전자
마이크론의 위협도 강화됐다. 1분기 마이크론의 D램 매출은 52억13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4.3% 급증했다. 점유율은 전분기 20.8%에서 1.8%포인트 상승한 22.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1.1%포인트, SK하이닉스가 0.8%포인트 점유율 하락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그러면서 2위인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는 5.3%포인트로 좁혀졌다. 에이브릴 우(Avril Wu) D램익스체인지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출시한 D램 제품의 평균가격 상승폭이 10%를 상회하는 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수율 안정화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마이크론은 20나노 D램 공정 안정화에 애를 먹었지만 최근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향후 D램시장은 3강 체제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미세공정 격차를 벌려 후발주자 추격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8나노 공정 비율을 50~60%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평택공장 2층의 D램 라인에서는 다음 세대인 16나노 공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가운데 누가 먼저 10나노 후반대 공정의 수율을 높이느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말 양산에 돌입한 18나노 공정의 수율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연말에는 중국 우시 팹도 가동한다. 마이크론은 20나노 D램에서 17나노 D램으로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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