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이 ‘행복한 동행 따뜻한 부여’라는 슬로건을 걸고 민선7기를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났다. 그렇지만 박정현 군수는 취임 이후 이렇다 할 마스터플랜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의 이권개입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민심만 흉흉해지고 있다.
지난 달 부여군 일원에서 치러진 제64회 백제문화제는 실패한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곳곳에서 박 군수의 후보캠프에 소속됐던 이들이 제 몫 챙기기를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일각에서는 ‘측근들의 잔치’라고 표현키도 했다. 예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민선 6기에 역행하는 모양새다.
박 군수 캠프에서 활동했던 A씨는 선거 이후 이벤트 사업자를 냈다. 경험이 전무 했지만 이 업체는 수천 만 원에 이르는 사업을 두 건이나 따냈다.
또 다른 측근 B씨는 봉사단체 이름으로 백제문화제의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던 식당을 강 건너에 차렸다. 이미 행사장에 먹거리장터가 마련돼 있었지만 갑자기 행사를 며칠 앞두고 부교 건너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관람객이 적었던 평일에 먹거리장터에서는 예년에 비해 부쩍 줄어든 공무원들의 방문에 핀잔이 쏟아졌었다. 강 건너 봉사단체가 운영하는 식당에는 사무관들이 눈도장을 찍기 위해 줄지어 방문했다는 후문이다. 비선실세가 아니라 할 수 없다.
백제문화제 이전에도 캠프에 들락거리던 이들이 군청에서 각종 수의계약을 체결해왔다. 지난 달 이장단 단합대회에서는 지역의 무대설비업자가 배재되고 캠프에 있던 C씨가 외부업체를 끌어들여 행사를 진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 지난달에는 부여군의회 의원이 지방재정법을 무시하고 선심성 예산편성을 하면서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군수와 같은 정당 소속인 이 의원은 자신의 재량사업비를 1억5000만원 등 총 3억 원을 들여 장암면의 한 마을에 교량을 추가 설치하는 데에 예산을 세웠다. 자신이 요구해 예산을 세우고, 통과시킨 것이다. 이 마을에서는 교량에서 차량을 돌려 나갈 수가 없다는 이유로 기존의 2개 이외에 1개를 추가 설치하는 비용이었다. 지방재정법에서는 의원들의 재량사업비는 허용치 않고 있다.
박정현 군수의 측근들이 각종 이권에 끼어들어 잠식해 가는 동안 일거리에서 제외된 업체들은 소외감에 젖어있다. 민선 7기에 내 걸은 ‘행복한 동행 따뜻한 부여’가 측근을 위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김종연 충청지사 부장(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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