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와 택시업계가 납입기준금(사납금) 합의에 극적으로 도달하며 연내 요금 인상이 가능해졌다.
법인택시 회사 254개가 속한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은 12일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법인택시 대표이사 간담회를 열어 기본요금 인상 이후 택시기사 처우 개선 방안에 합의했다.
이들 법인택시 회사는 택시요금 인상 이후 6개월간 납입기준금(사납금)을 동결키로 결정했다. 사납금은 법인택시회사가 기사에게 차량을 빌려주고 관리하는 명목으로 받는다. 서울시는 그간 택시요금의 인상이 기사 처우 개선,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앞서 2013년 인상 당시 기본요금이 25% 올랐지만, 사납금도 24% 가량 증가한 바 있다.
서울시는 ‘다음 요금 인상 전까지’ 사납금 인상 수준을 요금인상분의 20%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확약을 업계에 요구한 바 있다. 이에 택시업계가 반발하면서 지난 1일 서울시의회 정례회에 택시 요금 조정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이날 택시업계와의 합의에 따라 사납금 인상이 가능해지는 6개월 후에는 요금 인상분의 80%를 택시기사 월급에 반영하기로 했다. 결국 법인택시는 서울시 요구를 받아들여 다음 요금 인상 때까지 요금 인상분의 80%를 택시기사 몫으로 돌리기로 했다. 단, 2020년 이후 이뤄지는 임금·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과 합의할 경우 택시기사에게 돌아가는 요금 인상분 비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서울시는 택시업계 협약서를 취합해 조만간 서울시의회에 택시요금 조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기본요금을 3800원으로, 심야할증 기본요금은 3600원에서 54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단거리 승차 거부 방지를 위해 심야 기본요금 거리를 2㎞에서 3㎞로 연장하고, 심야할증 적용 시간은 오후 11시로 앞당겨 적용한다.
택시요금 인상은 서울시의회 의견 청취, 물가대책심의위원회·택시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행된다. 빠르면 올해 안에 요금 인상이 적용될 수 있다.
서울의 한 택시 차고지에 택시들이 서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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