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연말 심야에 귀가하는 시민을 위해 '승차거부 없는 택시'를 시범 운영했지만, 홍보 부족과 공급 물량 부족 등 한계를 드러냈다.
서울시는 택시 호출 서비스 '티맵 택시'와 함께 지난 21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승차거부 없는 택시' 임시승차대를 운영했다.
연말까지 월·금·토요일에 운영하는 임시승차대에는 티맵 택시와 서울시의 안내요원이 손님의 택시 승차를 도와준다. 이를 위해 법인택시 차량 300대를 동원했으며, 차량 대수를 장소별로 보면 홍대입구역 125대, 강남 125대, 종각 50대였다.
상대적으로 차량 대수가 부족한 종각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현상이 벌어졌다. 심야 시간대에서 상대적으로 이르고,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아직 남아있는 편인 11시대에는 승객이 택시를 타는 주기가 수 분 이내로 빠른 편이었다. 하지만 택시 50대가 금새 동이 나면서, 오히려 12시대 전후에는 대기 인원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대중교통은 이전보다 더 많이 끊겼고, 부축 없이 서 있지도 못하는 등 만취한 사람도 나온 때였지만, 임시승차대로 다시 돌아와야 할 택시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정도로 사람이 많을지 예측을 못해서 50대만 배치했다"며 "승차거부가 집중되는 단거리 손님 위주로 받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아 그나마 있는 택시도 멀리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승객 중에는 탑승 절차에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다. 티맵 택시 앱을 다운로드 받고, 출발 위치와 도착지를 지정해 택시기사에게 '콜'을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그나마도 차량 부족 등의 이유 때문에 꼭 콜을 받은 택시기사가 아니라, 다른 차량 내지 빈차에 태우기도 했다. 이에 일부 고객은 꼭 특정 앱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했다. 시민 A씨는 "카카오택시 앱은 안되나요"라고 물어본 뒤 "그냥 잡으면 되지 왜 굳이 앱을 깔아야 하나"라고 투덜거렸다.
또 홍보에도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T맵 택시 어플리케이션에는 '승차거부 없는 택시'를 알리는 광고가 뜨지 않았다. 고객센터 직원 역시 서울시로부터 3개역에 임시승차대가 있다는 사실만을 들었을 뿐 더 세부적인 위치를 듣지 못했다고 답변하며 다산콜센터로 전화해볼 것을 권했다.
다산콜센터 교통민원은 20명이 넘는 대기 인원 때문에 통화가 거의 불가능했다. 유료 문자로 요청하니 임시승차대 위치가 틀렸다. 종로3가역 파고다공원(탑골공원) 방향에 임시승차대가 있다고 돼 있었다. 탑골공원에서 실제 임시승차대가 설치된 종각 YMCA는 300m 가량 떨어져있어 의도적으로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이 혜택을 보면 봤지, '승차거부 없는 택시'와 '임시승차대'라는 용어를 접한 시민이 오히려 혼돈을 겪게 될 정보였다.
서울시는 시범 사업이라 홍보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범 사업이고 갑자기 세워진 정책이라 앱에 뜨게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승차거부 없는 택시' 운영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지난 21일 밤 11시15분쯤 서울 종각 YMCA 건물 앞 '승차거부 없는 택시' 임시승차대에서 승객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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