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음원 전송사용료 개정안이 적용된 새해, 국내 음원서비스 사업자들은 일제히 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음원업계는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 해결을 호소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멜론, 지니뮤직 등 음원서비스 사업자들은 지난 1일 서비스·상품 가격을 600~4000원가량 인상했다. 다운로드 상품 할인 가격을 축소하다보니 스트리밍+다운로드 상품 등의 가격이 인상되는 효과를 나타냈다. 업계 1위 멜론은 무제한 음악듣기·다운로드 상품 '프리클럽' 가격을 1만90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렸다. 지니뮤직 역시 스마트폰 전용 '스마트 음악감상'·'무제한 음악스트리밍 음악감상' 서비스 등을 600원씩 인상했다. 벅스는 상품 가격을 인상하진 않는 대신 할인율을 줄였다.
지난 1일부터 적용된 문화체육관광부 음원 전송사용료 개정안. 사진/뉴스토마토
음원서비스 업계의 가격인상은 지난 1일 적용 시작한 음원 전송사용료 개정 탓이다. 작곡·작사가, 실연자, 음반제작자 등 음원 권리자의 수익 개선을 목표로 한 개정안은 권리자의 수익분배 비율을 기존 60%에서 65%로 5%포인트 인상했다. 음원사업자 몫이 40%에서 35%로 줄어들면서 가격인상 부담이 증가했다. 묶음 다운로드 상품 할인율 적용은 오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소비자시민모임은 "국내 사업자들이 개정을 빌미로 상품 가격을 최대 월 36.7% 인상했다"고 평했다.
음원 사업자들은 개정안 취지에 공감해 개정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한다. 다만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문제는 다뤄지지 않아 궁극적으로 창작자 수익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유튜브나 애플뮤직 등 해외 기업은 각각 영상과 클라우드를 결합한 서비스라는 이유로 음원서비스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들 사업자는 자체 정산 기준을 적용해 권리자와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행된 개정안이 창작자 수익 개선 생태계를 만들자는 의도인데 유튜브나 애플뮤직 등은 포함하지 않아 오히려 창작자 몫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해외 서비스로 이용자가 몰릴 경우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전체 몫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개정안 발표 전부터 문제가 됐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유튜브에서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차트를 검색하면 해당 사이트 음원 순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는 음원 사업자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다. 사진/유튜브 캡처
무료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음악 감상을 하는 이용자 비율도 높아 창작자 수익 생태계는 더욱 흔들릴 수 있다. 유튜브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무료 음악 감상을 위해 유튜브를 찾는 이용자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유튜브에는 '2019년 1월1주차 최신 멜론 차트', '지니뮤직 차트'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트 순위는 사업자와 협의 없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라며 "이는 음원 권리자들이 직접 제기해야 하는 문제로 음원 사업자가 개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발표한 '모바일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 음악 감상 주요 이용 앱 1위는 유튜브였다.
한편 국내 음원시장은 후발 사업자의 서비스 강화로 포화상태를 맞았다. SK텔레콤과 네이버는 지난해 말 각각 인공지능(AI) 음원 추천 서비스를 앞세운 '플로'와 '바이브'를 출시했다. SKT는 기존 뮤직메이트 서비스를 플로로 전환했다. 이용자가 출근, 운동 등 음악 청취 상황을 설정하면 각 목적에 맞는 음악을 추천한다. 네이버는 올해 말까지 기존 네이버뮤직 서비스를 종료하고 바이브로 일원화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 개인화 추천 기술을 앞세운 바이브의 이용자 1인당 청취시간이 5개월 만에 약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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