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퇴진 항공사 주가, 반짝 상승에 그쳐
위험 요인·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여전…저가매수도 지양해야
2019-03-28 16:58:14 2019-03-28 18:19:03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박삼구 금호아시나그룹 회장 퇴진 소식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의 조기 정상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전날 조양호 회장 퇴임으로 주가가 올랐던 대한항공 역시 하루만에 하락반전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전날보다 100원(2.92%) 오른 35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세로 출발하며 4%가량 하락하기도 했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박 회장의 퇴진 소식이 전해진 오후 2시쯤부터 오름세를 탔다. 한때 15%가량 오르면서 4000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경영 조기 정상화 기대감과 최근 주가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가 나흘만인 26일 '적정' 감사의견을 받고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이 과정에서 4000원대였던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3400원대까지 떨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의견이 한정에서 적정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감사의견 변경으로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채무 불이행 발생 시 조기 지급 사유가 발생하는 등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올해 1분기 실적과 신용등급 조정 여부가 가시화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가매수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상환해야 하는 채무 규모는 1조원에서 3조원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고, 올해부터 변경된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부채비율이 추가 상승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49%다.
 
신용평가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한정 의견의 원인이던 요인들을 중심으로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결과 작년 별도기준 영업손익이 적자전환하는 등 영업실적과 재무상태가 그전에 공시됐던 것보다 저하됐다"며 "이에 따라 최종 확정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실적 변동 원인과 이것이 사업지위, 이익 창출력, 재무안정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신용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부결로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전날 상승세를 탔던 대한항공은 이날 5% 넘게 하락했다. 조 회장이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기존 이사회 인사를 통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지배구조가 크게 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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