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만성 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서서히 나빠지는 질환이다. 조기에 진단을 받으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환자 대부분이 질환을 인지하지 못해 상태가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것이 문제다. 특히 당뇨와 고혈압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혈당과 혈압관리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콩팥에는 사구체라고 불리는 '혈액여과기'가 있어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든다. 콩팥병은 콩팥에 해로운 약물이나 출혈, 수술, 특정 질환 등으로 인해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는 병으로 콩팥 기능이 갑자기 나빠지는 '급성'과 서서히 나빠지는 '만성' 콩팥병으로 구분된다.
급성 콩팥병은 수액 보충 등 보조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만성은 콩팥 기능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며 증상도 미미해 조기 진단이 힘들다. 대부분의 만성 콩팥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콩팥 기능 저하로 인한 합병증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국내 만성 콩팥병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13년 15만1511명에서 2017년 20만3978명으로 5년 새 35% 가까이 늘었다.
김양균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 콩팥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대표적 위험인자는 당뇨와 고혈압"이라며 "인구의 노령화로 당뇨와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면서 만성 콩팥병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만성 콩팥병의 주된 세 가지 원인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 사구체염이다. 특히 당뇨에 의한 경우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이 장기간 고혈당에 노출되면 사구체가 손상되고, 염증반응이 생겨 신장을 손상시킨다. 잘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도 콩팥 사구체 모세혈관에 압력을 가해 사구체를 손상시킨다. 혈압이 증가함에 따라 만성 콩팥병 빈도가 높아지며 고혈압 환자 10명 중 2명은 콩팥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만성 콩팥병을 조기에 진단 받으면 생활 요법이나 간단한 약물 요법으로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 증상으로는 △피로감 △무기력 △집중력 감소 △식욕 감퇴 △부종 △아침에 눈이 푸석푸석함 △피부 건조증 △가려움 △잦은 소변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단순한 피로 누적으로 생기는 증상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 가능성이 높다. 쉽게 구토가 나고 입에서 소변 냄새가 날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면 이미 투석이나 콩팥 이식이 필요한 말기신부전까지 병이 진행됐을 수 있다.
당뇨병과 고혈압을 진단 받은 환자라면 콩팥 합병증을 비롯한 혈관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발병 초기부터 혈당과 혈압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콩팥병의 증상이 나타나면 신장내과를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 마다 소변·혈액 검사를 통해 만성 콩팥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양균 교수는 "기저 질환이 없는 사람들도 건강 검진을 통해 신기능 이상이나 단백뇨나 혈뇨 등의 콩팥 이상이 있는지 검사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상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자세한 추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라며 "음식을 싱겁고 담백하게 조리해 섭취하고, 금연과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콩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신장학회가 주관한 만성 콩팥병 관련 교육에 참석한 이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대한신장학회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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