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 중국에서 력셔리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명암이 갈리는 모양새다. 하반기 실적도 차세대 력셔리 브랜드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진/아모레퍼시픽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 2분기 실적이 상반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은 2분기 영업이익 301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력셔리 브랜드로 확고한 자리를 잡은 '후'를 비롯해 차세대 브랜드인 '숨'과 '오휘'의 초고가 라인 제품이 고성장하면서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이어 역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분기 영업이익은 20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으며, 증권업계에선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약 12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3%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 같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부진은 중저가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에선 한국의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반면, 중저가 브랜드는 중국 자체 브랜드 화장품으로 대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중저가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의 중국 오프라인 사업을 과감하게 접어 부진요인을 선제적으로 줄였다. 이와 달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의 중국 사업을 확장키로 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니스프리는 '그린티 씨드세럼'의 리뉴얼 캠페인을 진행하고, 중국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올 하반기에는 3·4선 도시에서 점포를 더 늘릴 방침이다. 현재 중국 3·4선 도시에 진출한 이니스프리 점포 수는 전체 3·4선 도시 가운데 20%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성장의 여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당분간 브랜드 리뉴얼 투자 비용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이니스프리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은 560개, 온라인 매장은 6개가 운영되고 있다"라며 "이번 하반기나 내년에 이니스프리 매장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2선 도시 중심으로는 럭셔리 브랜드 확충 전략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등 기존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되, 하반기에 럭셔리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발아 원료를 중심의 식물 화장품 브랜드 '프리메라'와 2011년 프랑스 향수 브랜드를 인수해 리뉴얼 론칭한 '구딸 파리'의 출격을 검토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럭셔리 포트폴리오 중에서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가 프리메라와 구딸 파리"라며 "특히 최근 중국에서 자연주의 화장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 프리메라가 론칭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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