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가 24일 알뜰폰(MVNO)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자사 이동통신망(MNO)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 12개 사업자에 대해 영업활동 지원·인프라 지원·공동마케팅을 통해 동반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 골자다. 다만 이에 대해 경쟁사들은 알뜰폰 1위 사업자 헬로모바일을 영위하고 있는 CJ헬로 인수를 앞두고 LG유플러스가 정부 심사용 방안 내놓기에 불과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진행된 U+MVNO 파트너스 출범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와 상관없이 내놓는 중소 알뜰폰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시영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 MVNO 해외서비스담당은 "알뜰폰 시장이 지난 4월 이후 감소로 전환했지만 자사망 알뜰폰 가입자들은 늘어나고 있고, 이 중심에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역할이 컸다"며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지속 성장과 경쟁력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U+MVNO 파트너스는 신규 스마트폰 및 중고 인기모델 수급을 지원하고, 알뜰폰 셀프 개통 서비스 오픈, 고객 관심도 높은 멤버십 제휴 추가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LG유플러스가 24일 MVNO 상생방안을 발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나 CJ헬로,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를 계획 중인 KB국민은행 등 대형 알뜰폰 사업자들은 파트너스에서 제외된다. 김 담당은 "5G 알뜰폰 등의 출시로 잠재적 고객 풀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사업 위축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철저히 상생을 목표로 중소 사업자들을 지원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신채널영업그룹장 상무는 "CJ헬로나 KB국민은행 등 대형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를 준비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소외받을 수 있다"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경쟁력을 키워 국민 통신생활의 하나의 축인 알뜰폰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원하려는 차원"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알뜰폰 업계에서 늘상 주장하는 망도매대가 인하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직접적으로 도매대가를 인하하면 이번 프로젝트에 해당하지 않는 대형 사업자에게도 혜택이 제공되기 때문에 중소 사업자 입장에서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 사업자는 간접적으로 도매대가가 인하되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경쟁사들은 이구동성으로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상생방안에 진정성이 없으며, CJ헬로 인수 심사에서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한 허울뿐인 방안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수심사에서 CJ헬로 알뜰폰 분리매각 등의 시정조치가 논의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상생방안이라는 것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발표 이후 단 한번도 공개적으로 케이블TV 발전방안을 발표한 사실이 없다"며 "뜬금없이 알뜰폰 발전방안을 공개한 것은 유료방송시장의 상생과 발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오로지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조건없이 인수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생방안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도매가입자 중 자회사 비중은 48.8%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20.6%), KT(19.5%)의 자회사 비중보다 높은 수치다. 때문에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 가입자수는 전체 알뜰폰 시장 가입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해 상생방안으로 인한 알뜰폰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극소수의 사업자를 위한 알뜰폰 상생 방안은 보여주기 식에 불과하고 상생으로 인한 알뜰폰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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