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2016년도부터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진 중인 ‘청년몰 조성사업’이 열악한 입지여건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문을 닫는 점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용주 의원(여수갑)이 30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년몰 조성사업을 시행한 시점인 2016년부터 올해 6월말까지 489개 점포를 지원했으나 이 중 29%인 140개 점포가 휴·폐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청년몰 휴·폐업 현황을 살펴보면 경기 수원에 위치한 영동시장이 가장 많은 14개 점포가 휴·폐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서울 이대앞 스타트업 상점가와 충북 제천 중앙시장, 전남 여수 중앙시장이 각각 12개, 인천 강화 중앙시장과 전북 군산 공설시장이 각각 10개 점포가 휴·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각 전통시장에 지원한 청년몰 점포수 대비 휴·폐업율은 전북 전주에 위치한 서부시장상점가가 75%로 가장 높았다. 지원점포수 12개 중 9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이어 충남 천안 명동대흥로상점가가 지원점포수 13개 중 9개가 문을 닫아 휴·폐업률 69%를 기록했고, 제천 중앙시장(63%), 서울 이대앞 스타트업 상점가(55%) 등 순이었다.
자료/이용주 의원실
청년몰 조성사업은 전통시장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해 청년점포 20개 이상을 조성하고 고객편의시설, 공용 공간, 기반시설, 임차료, 인테리어, 마케팅, 홍보 등 시장 당 최대 15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4년간(2016년~2019년8월) 총사업비 336억8970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다.
문제는 청년몰 조성 부지인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이 대부분 낙후된 상권으로 인해 고객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들 청년상인 대부분이 창업경험이 없는 사회초년생으로 전문성과 역량 부족, 단순한 사업 아이템 선정 등의 문제들로 인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면서 가게를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층이 한정되다 보니 청년몰과 기존 점포들 간의 공동 홍보 및 마케팅을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고, 주차공간 부족과 소음, 음식물쓰레기 무단방치 등으로 기존 상인들 영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용주 의원은 “정부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으나 청년상인들의 경험 부족과 침체된 전통시장의 열악한 입지조건 등으로 인해 문을 닫는 청년몰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 청년상인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지원보다 오히려 요식업사업가 백종원이 더 필요하다는 말이 성행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휴·폐업 직전이었던 여수 중앙시장 청년몰(꿈뜨락)은 백종원 대표가 출연 중인 SBS ‘골목식당’과 연계한 방송이 방영된 이후부터, 매출액과 방문객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역 사회에 큰 성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의원은 “청년상인들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후관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창업을 시작하기 전 단계인 컨설팅 구상과 기술지도,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창업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보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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