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우리나라의 장기간에 걸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대외안전성 확보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흥국의 경우 경상수지 개선에 따라 환율변동성도 낮아졌다.
자료/한국은행
11일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경상수지가 대외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지난 2012~2017년 중의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총 5000억달러에 육박하며 규모 면에서 독일, 중국, 일본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규모에 비교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 35% 수준으로 싱가포르, 대만,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등과 함께 세계 최상위 수준이라는 평가다.
경상수지 개선은 순수출만큼 GDP를 증가시켰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와 경제성장률 간 관계를 살펴보면 지난 2000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평균 4.0%를 기록한 가운데 순수출 기여도는 0.6%p를 나타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1~2014년년 중 평균 경제성장률 3.1% 중에 순수출 기여도는 1.1%p에 이렀다. 수출의 빠른 신장세가 성장률 회복에 크게 기여한 것이다.
자료/한국은행
경상수지 흑자 누적에 따라 순대외금융자산도 증가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지난 2014년 이후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꾸준한 증가세로, 2013~2018년 GDP 대비 순대외자산 증가분은 약 33%p로 경상수지 흑자 누적분(36%p)과 비슷한 규모다.
흑자세 지속에 따라 국내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도 늘었다. 신뢰도 개선과 함께 향후 원화절상에 따른 환차익 기대로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아랑 한은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차장은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경상수지 개선시 2~5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경상수지 개선에 따라 환율변동성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선진국의 경우는 신흥국에 비해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환율변동성 영향은 낮게 분석됐다.
자료/뉴시스
아울러 경상수지 개선은 장기적으로 실질실효환율 절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질실효환율은 원화가 상대국 화폐에 비해 실질적으로 얼마만큼의 구매력을 갖는지를 보이는 환율이다. 경상수지 흑자세로 외환공급이 늘거나 향후 원화절상 기대가 형성돼 외국인의 자본유입을 강화하는 등의 경로로 실질실효환율이 서서히 절상시켜 결과적으로 일정한 장기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아랑 한은 국제경제연구실 차장은 "2016년 하반기부터 수출 둔화 등으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고 있지만 향후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경상수지 둔화로 인해 취약성지표 등 대외안전성이 직접적으로 훼손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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