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올해 인도가 예정된 초대형 컨테이너선만 23척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 현상이 더욱 심화돼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일각에선 환경규제 강화로 폐선율이 증가하면 공급과잉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28일 글로벌 해운분석기관 드류리(Drewry)에 따르면 올 한해 동안 총 23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ULCV)이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중에는 현대상선이 4월부터 국내 조선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인도받을 2만4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12척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사 CMA CGM, MSC 등의 선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인도가 예정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3척으로 공급과잉 심화가 우려된다. 부산항에 적재된 컨테이너. 사진/뉴스토마토
드류리는 "올해 많은 신조선이 시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공급과 수요 균형이 더욱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드류리는 올해 글로벌 공급/수요 지수를 90.6포인트로 떨어뜨렸다. 지수가 100포인트 아래로 하락할수록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인도가 예정된 ULCV 선복량은 53만2000TEU에 달한다. 이를 포함해 올해 인도될 전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은 5.3% 증가한 120만TEU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물동량 증가율은 2%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선복량 증가율이 물동량 증가율을 두배 이상 웃돌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는 화물보다 운반하는 선박이 더 많은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슬롯(Slot·선박 내 컨테이너 적재 공간)당 컨테이너선 수요는 2008년 14TEU에서 최근 9TEU로 줄어들었다.
올해 인도가 예정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3척으로 공급과잉 심화가 우려된다. 사진/뉴시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2018년도는 유독 발주가 많았기 때문에 올해 공급량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반면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요는 둔화돼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환경규제로 폐선율이 늘어나면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21일 배재훈 현대상선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급 쪽의 급격한 증가를 주시하고 있다"며 "이란 변수,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수요 쪽에 좋은 환경은 아니기 때문에 선복 증가에 조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형선이 가져오는 코스트 효과가 굉장히 높아 이를 무시할 없다"며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이 벌어지게 되면 노후선은 폐선돼 공급이 줄어들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항 효율성이 낮은 선박을 폐선하면 공급과잉 문제가 일부 해소될 것이란 예측이다.
안영균 KMI 전문연구원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저유황유가 톤당 7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고유황유 가격은 하락해 두 연료의 가격차가 350달러로 벌어졌다"며 "환경규제가 선박을 해체를 유인하는 요소가 돼 노후선들이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선박 해체가 얼마나 발생하느냐에 따라 올해 컨테이너 시황이 결정될 것"이라며 "해체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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