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모빌리티 기업들이 프랜차이즈 택시(가맹택시)에 뛰어들면서 가맹 택시 시장이 커지고 있다. 택시 면허 없이 모빌리티 사업을 하면 기여금과 총량제 등 규제가 있어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모빌리티 신사업을 꾀하는 사업자들이 가맹택시로 몰리는 것이다. 최근 타다와 반반택시가 가맹택시 사업 계획을 밝혔고, 우버도 국내 가맹택시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이들이 해당 서비스를 출시하면 국내 택시의 약 10%를 가맹택시가 차지하게 된다. 모빌리티 업계는 가맹택시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동 코나투스(반반택시) 대표가 12일 서울 중구에서 반반택시 출시 1주년을 기념하며 개최한 리브랜딩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가맹택시 사업 진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코나투스
자발적 동승 및 택시 호출 서비스 플랫폼 반반택시를 운영하는 코나투스는 12일 서비스 1주년을 맞아 개최한 '반반택시 리브랜딩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가맹택시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코나투스는 오는 9월 전라북도 전주시를 시작으로 가맹택시인 '반반택시 그린' 서비스를 시작한다. 반반택시는 자사의 가맹택시 차량에 △가격 △품질 △배차 △안전 등 네 가지 분야에서 신규 서비스를 적용한다.
'가격 혁신'으로는 같은 방향 승객의 동승 요금 분할과 택시 포인트 적립 제도 등이 있다. 오는 4분기에는 택시를 이용한 카풀 서비스인 '출근 전용 요금제'도 선보일 계획이다.
'품질 혁신'으로는 승객과 택시 기사의 소통을 원활히 해주는 '대신 전해드립니다'와 '단골 기능', '택시 전용 탈취제 이용' 등이 있다.
'배차 혁신'은 승객 매칭 엔진을 고도화해 배차 효율을 4배 증가시켜 단거리 심야 배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반반택시는 연말까지 인공지능(AI)을 통한 수요 예측 기능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안전 혁신'을 위해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말을 막는 격벽인 '에코 가디언즈'가 설치된다. 오는 8월 중으로는 택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운전자와 승객의 휴업 손해를 100만원까지 배상하는 코로나 전용 보험도 발표한다.
반반택시의 가맹택시인 '반반택시 그린'. 사진/코나투스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현재 가맹 운송사업자 인가 절차를 받고 있으며, 9월 중으로 전주에서 200~300대 규모로 '반반택시 그린'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10월 즈음으로 서울 등 수도권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연내 3000대 수준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가맹택시로) 기사들의 추가 수익을 월 100만원 이상 제공해줌으로써 품질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상생 기반의 모빌리티 혁신모델을 가맹 택시 차량에 담겠다"고 덧붙였다.
반반택시까지 가맹택시 사업에 뛰어들면서 현재 자체 브랜드 택시 사업을 운영 또는 준비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은 총 5곳으로 늘었다. 시장의 선두주자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부산으로 지역을 확대하며 약 1만대 규모의 '카카오 T 블루' 가맹택시를 확보했다. KST모빌리티의 '마카롱 택시'도 전국에 약 1만대의 가맹택시를 갖고 있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도 지난달 말 택시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가맹택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안 출시가 목표다. 타다는 500대 이상의 가맹택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특별시나 광역시에서 여객자동차 운송가맹사업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500대 이상의 택시 면허가 필요하다.
반반택시는 다음 달부터 전주에서 최대 300대 규모로 가맹사업을 시작한다. 인구 50만 이상의 지역에서는 해당 지역 택시 총 대수의 1.5% 이상을 확보하면 운송가맹사업 면허를 취득할 수 있어 전주에서는 200대로도 가맹택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오는 10월에는 서울 및 수도권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므로 반반택시의 가맹택시는 최소 500대 더 추가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현재 가맹택시 가입 추이를 보면 10월 내로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서비스 시작은 무리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이 계획대로 서비스를 확대·출시하면 연내로 전국 택시의 약 10분의1이 가맹택시가 된다. 국내 택시 면허는 약 25만대 수준이다. 현재 카카오 T 블루와 마카롱택시가 2만대 규모인데, 반반택시가 목표치를 달성하면 올해 안으로 가맹택시 3000대가 늘어난다. 여기에 타다의 가맹택시도 추가된다.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 시장 내 가맹택시 비중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소비자는 좀 더 나은 택시 서비스를 원하는데, 새로운 서비스를 탑재할 가장 쉬운 방안이 가맹택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운송가맹사업 면허기준 대수를 4000대에서 500대로 크게 줄인것도 영향을 미쳤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택시 면허 없는 1유형(플랫폼 운송사업)은 택시 반대와 기여금 등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2유형(플랫폼 가맹사업)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가맹택시 기준을 풀어준 것도 결국 타입2를 늘리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결국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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