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민주당의 차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국순회 합동연설회가 후반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심장' 광주에서 당권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와 김두관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김지수(왼쪽부터), 김두관, 이재명 등 3명의 당 대표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후보는 4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차 민주당 정기전국당원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첫 번째 연설자로 단상에 올랐습니다.
이 후보는 "광주는 일베나 다름없는 공장 노동자 이재명을 인권과 평화, 민주주의와 싸우는 투사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고 입을 열었는데요. 이어 그는 "광주는 민주당의 텃밭이 아닌 언제나 민주당을 일깨우는 죽비다.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과 용기의 원천"이라고 광주에 대한 소회를 재차 부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을 입에 올렸습니다. 그는 "호남이 낳은 불세출의 지도자 김대중 선생은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싸웠을 뿐 아니라 민생을 살리고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유능한 살림꾼이었다"며 "1981년 사형수이면서도 '앞으로는 과학기술이 온 세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씀했다"고 김 전 대통령을 평가했습니다.
이어 이 후보는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초과학기술의 신문명 사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자신이 주창하는 '기본소득 사회'의 필요성으로 연결을 했는데요. 그는 "과학기술로 극대화된 생산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소득과 일자리를 줄여서 양극화와 경제 체제 위협을 불러올 수 있다"며 "생산력에 걸맞은 소비를 유지하고 극단적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는 초과이윤의 상당한 부분을 결국 국민들의 소득과 소비를 위해 지출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보편적 기본사회가 우리의 미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는 또 "지방 도시들이 살아야 광주도 산다. 지방이 살아야 대한민국도 산다"며 지방을 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 '에너지 고속도로'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또 하나 준비해야 될 미래는 재생에너지 사회"라며 "태양과 바람이 흔한 대한민국의 서남 해안에서 전기를 생산해 팔 수 있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아야 한다. 서울로 간 사람들이 다시 먹고 살기 좋은 지방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후보에 이어 연단에 오른 김 후보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불의에 항거할 힘이 없으면 베개라도 대고 소리를 치라'는 김 전 대통령의 어록으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날에도 윤석열정권과의 싸움 못지 않게 민생 살리기도 중요함을 재차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그는 "이재명 후보가 '먹사니즘' 등 여러 비전을 말했는데, 이런 비전을 실현하려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며 이 후보의 종부세·금투세 완화 방침에 각을 세웠습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며 "용산에서 알아서 챙겨주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대표가 확실히 챙겨주고 있는 사람들을 왜 신경쓰나. 우리가 신경써야 할 것은 낙후된 지방과 사회경제적 약자가 우선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후보는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이재명 후보를 비롯해 많은 차기 대선주자들을 함께 키우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남 장흥 출신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장성 출신의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탄희 전 의원 등의 이름을 거명했는데요.
그는 "김대중·김종필 DJP 연합을 통해 수평적 정권 교체를 했다. 정몽준·노무현 단일화 통해 정권 재창출을 했다"며 "연대하고 연합할 때 승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 현장에는 주최측 추산 3000여명의 당원·지지자들이 운집했습니다. 장내에 입장하지 못한 1000여명은 행사장 밖에서 지지 후보 이름을 연호했습니다.
광주=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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