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탄핵안 가결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됐지만 면세업계에 온기가 퍼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인천공항에 입점해 있는 면세점들이 월 최대 1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얘기마저 돌고있는 와중에 경쟁국 공세와 환율 불확실성이 겹치며 시장 반등 꾀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요.
1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들이 납부하는 임대료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면세점들이 높은 임대료를 내려면 매출 상승 효과를 봐야하는 것 인데요. 그러나 정치적인 불안정 속에서 고환율 배경 마저 겹치면서 한파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특히 수렁에 빠진 중국의 경제 상황에서 일명 '큰 손'이라 불리우는 '보따리상'은 자취를 감추었고, 여행 트렌드도 변했는데요. 과거 단체 여행 중심에서 개별 여행으로 형태가 바뀌면서 면세업계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실적 한파와 더불어 인천공항 임대료도 골칫거리인데요. 면세점들은 면세점 이익의 사회 환원을 위해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특허 수수료로 지불하는 만큼, 업계는 정부에 임대료 산정 방식과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등 규제 완화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면세업황 침체에 정부도 인천공항 일부 면세점에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하고, 특허수수료 감면도 검토에 나섰는데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구역에 입점한 신세계와 신라 등 일부 면세점 점포에 사실상 임대료 감면 조치를 시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공항 이용객 수에 비례해 부과하던 임대료를 한시적으로 일부 구간에 한해 매출액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완화됩니다.
앞서 인천공항은 총사업비 4조8000억원을 들인 4단계 확장 사업을 지난달 25일 오픈했는데요. 네 번째 활주로와 함께 여객과 화물 계류장 75곳을 신설하고 2터미널 확장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을 1터미널에서 2터미널로 옮기는 작업은 1년 이상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에 해당 구역에 있는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을 비롯한 경복궁면세점, 시티플러스,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 등이 1년 이상 매출 연동형 임대료를 적용받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재배치까지 1년여간 입점 면세점들엔 매출연동 임대료가 부과돼 부담을 완화해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해당 구역에서 영업을 하지 않는 현대면세점은 기존대로 여객당 연동 방식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며,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높은 임대료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실패하면서 인천공항에서 운영하던 면세점을 모두 철수한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면세점의 경우 한시적으로 수수료 감면을 받아 숨통이 트이겠지만 그 기간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임대료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기에 시내 면세점 상황도 좋지 않아, 특허수수료 산정 방식 자체를 변경하여 면세 업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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