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보면 차기 대권 보인다
이재명주, 계엄직전 대비 492% 폭등…홍준표 75%·오세훈 61%↑
2024-12-16 16:41:07 2024-12-16 16:43:52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차기 대선 주자 찾기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치인 테마주들은 일찌감치 계엄 사태 직후부터 들썩이고 있는데요. 투자자들이 해당 정치인의 당선 가능성에 베팅하는 만큼 테마주의 등락에 따라 대선 향방을 가늠하기도 합니다. 다만 특별한 호재 없이 단순한 기대감으로 심한 변동성을 보이기 일쑤여서 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선 투자를 만류하고 있습니다. 
 
계엄 후 이재명 테마주 급등
 
(그래픽=뉴스토마토)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정공은 이날 하루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사유는 투자위험종목 지정입니다. 오리엔트정공은 윤석열 씨가 계엄을 선언한 직후인 지난 4일 1131원에서 13일까지 6700원으로 492.40% 폭등했는데요. 이 기간 오리엔트정공은 무려 여섯 차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1일 투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거래가 정지된 것을 감안하면 7거래일 중 하루 빼고 전부 상한가를 기록한 셈입니다.
 
이재명 테마주는 12·3 비상계엄 사태 후 정치인 테마주 중에서도 가장 가파르게 뛰었습니다. 오리엔트바이오와 이스타코, 일성건설, 형지엘리트 등도 이재명 테마주로 꼽힙니다. 오리엔트바이오는 탄핵 국면으로 접어든 4일부터 이날까지 세 차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3일 463원에서 13일 1422원까지 오른 후 이날 1160원으로 마감해 150.53%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일성건설도 3일 1559원에서 16일 3520원으로 마감해 125.78%의 수익률을 기록 중입니다. 
 
또 이 대표 관련주로 알려진 CS, 에이텍, 수산아이앤티, 코나아이, 카스, 형지엘리트, 동신건설, 이스타코, 토탈소프트 등 대부분이 수차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주가만 보면 현 시점에서 이 대표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시장이 반영한 셈입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최대주주인 보안기업 안랩도 지난주 탄핵 표결 후 들썩였는데요. 앞서 안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105명의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부결 투표 후 윤석열 탄핵안 투표 순서에서 본회의장을 떠났을 때 홀로 남아 투표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지난 3일 6만700원에 거래를 마감한 안랩은 9일 8만2000원으로 전일 대비 25.57% 급등했습니다. 16일에는 소폭 하락한 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3일 대비 수익률은 26.02%로 여전히 높습니다.
 
대권 가능성 따라 요동치는 주가
 
이밖에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정치인들과 관련이 있다는 입소문이 난 주식종목들은 대부분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로 알려진 종목들도 계엄 이후 오름세를 탔는데요. 그러나 이날 한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하면서 대상홀딩스(19.88%), 디티앤씨알오(4.00%), 태양금속(-11.65%) 등 관련주는 3일보다는 올랐지만 13일대비 하락 마감하는 등 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인 13일에 비해서 16일에는 정치인 테마주가 대부분 전 거래일 대비 하락마감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관련주로 불리는 삼일과 경남스틸 등은 상승마감했습니다. 한 대표 사임 후 기대감을 반영한 모습으로 풀이됩니다. 삼일은 3일 1601원을 기록하다가 이날 2745원으로 71.45% 올랐습니다. 경남스틸 역시 2825원에서 이날 4960원에 마감해 75.57%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수혜주로 언급되는 진양화학(61.23%), 진양산업(48.64%) 등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 관련주 PN풍년(36.05%) 역시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시장은 우원식 국회의장의 가능성도 높게 점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원식 테마주로 불리는 뱅크웨어글로벌과 효성오앤비,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등도 일제히 상승마감했습니다. 뱅크웨어글로벌과 효성오앤비는 전일대비 각각 29.9%, 29.8%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또 우 의장이 탈원전 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이끌었던 전력이 있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도 각각 3.6%, 0.9% 올랐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정치인 테마주와 관련해 이미 경고 조치를 한 상황입니다. 오리엔트정공, 오리엔트바이오, 동신건설, 일성건설, 코이즈, 에이텍, 에이텍모빌리티, 디젠스, 형지엘리트, 형지I&C, 수산아이앤티, 써니전자, CS, iMBC 등 정치테마주들이 대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거래소 시장경보제도는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3단계로 구분되며, 투자경고종목이 되면 신용융자로 매수할 수 없고, 매수할 때 위탁 증거금을 100% 납부해야 합니다.
 
투자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정치인 테마주 투자행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결국 기업 가치를 나타내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하는 펀더멘탈이 중요하다"며 "정치 테마주는 특정인과 친하거나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등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주가가 급성장한 것이기 때문에 올라간만큼 다시 내려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근거없이 기대로 형성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막연한 기대로 투자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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