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먹거리 물가…"계엄 상흔에 상방 압력 지속"
올해 1~11월 소비자 선호 8개 외식 메뉴 4% 올라
향후 강달러 여파에 따른 수입 물가 불안 확대 불가피
먹거리 가격 상방 압력 지속될 듯
2024-12-16 15:18:26 2024-12-16 17:53:57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연말에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먹거리 물가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올 한 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지속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불법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탄핵 정국이 2주가량 소요되면서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악재들까지 응축된 까닭인데요.
 
올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외식 메뉴 가격은 평균 4%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국 리스크가 본격화한 이달 통계가 반영되지 않았고 향후 강달러 여파에 따른 수입 물가 불안 확대가 불가피한 점을 감안하면, 먹거리 물가 상향 흐름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비자 선호 8개 외식 메뉴의 서울 기준 평균 가격 상승률은 4%로 집계됐습니다.
 
메뉴별로 살펴보면 김밥의 경우 올해 1월 3323원이었지만 지난달 3500원으로 5.3%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또 자장면은 7069원에서 7423원, 비빔밥은 1만654원에서 1만1192원으로 5%씩 각각 상승했습니다.
 
아울러 △냉면 4.7%(1만1385원→1만1923원) △칼국수 3.8%(9038원→9385원) △삼겹살 200그램(g) 환산 3.4%(1만9429원→2만83원) △삼계탕 2.5%(1만6846원→1만7629원) △김치찌개백반 2.4%(8000원→8192원) 등 순으로 상승폭이 높았는데요.
 
현장에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외식 물가 상승률은 더욱 큰 상황입니다. 실제로 웬만한 김밥집에서 기본 김밥을 제외하면 대체로 가격이 4000~5000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고, 프리미엄 김밥집의 경우 이를 훨씬 웃도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또 식당별 편차는 있지만 4인 가족이 삼겹살 4인분을 시키고 부가적인 식사나 음료를 곁들이면 10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요. 인플레이션 장기화와 함께 연말까지 치솟는 외식 물가에 서민들의 시름도 깊어지는 실정입니다.
 
한 외식업계 전문가는 "통계 측정이 보수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약 1년 동안 외식 메뉴 가격이 4% 안팎으로 오른 것은 상당한 상승폭이라 할 수 있다"며 "특히 소비자들의 소득은 이 기간 크게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감 외식 물가는 상대적으로 더 높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민들의 고통만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외식 물가 상승 흐름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우선 이달 초 불법 계엄 사태가 터졌지만, 이번 외식 메뉴 통계에는 이달 분이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아울러 비록 정국 리스크가 탄핵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이에 따른 수습 기간이 상당해 물가 불안정성 역시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원·달러 환율 폭등도 문제인데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1400원을 넘어서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불법 계엄 리스크와 함께 널뛰기를 반복, 1430원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낮은 식량자급률로 식품 원재료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고환율 여파로 오른 원재료 가격은 곧 시차를 두고 국내 외식 물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겨울의 경우 수급 안정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먹거리 물가 안정에 고민이 깊은 시기기도 하다"라며 "정부 차원에서는 신선식품의 공급 안정에 초점을 맞춰 방안을 마련하고, 업체나 시장에서도 고물가 시기라는 점을 감안해 과도한 가격 인상은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서울 시내 분식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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