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잇따라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소식을 전하는 가운데 연말 들어 운임이 빠르게 상승하는 모양새다. 고운임이 LNG선 발주 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NG선 운임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선박 크기별로 보면 6일 기준 14만5000CBM(㎥) 크기는 7만5000달러, 16만CBM급 11만2000달러, 17만4000CBM급 12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운임은 3분기와 비교해 큰폭으로 올랐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분기 14만5000CBM급 평균 운임은 2만7923달러다. 현재는 평균치보다 169% 급등했다.
16만CBM급도 마찬가지다. 3분기 평균 4만1115달러에서 172%나 대폭 상승했다. 가장 큰 규모인 17만4000CBM급 역시 평균(5만5397달러)보다 126% 증가하며 대형선 중심으로 운임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쇄빙LNG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업계에선 운임이 급등한 것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겨울로 갈수록 난방 수요가 집중되면서 LNG운송 수요가 늘어난다. 특히 중국이 환경개선 일환으로 석탄 대신 LNG 사용을 장려하면서 중국으로 향하는 LNG가 많다. 계절적 요인으로 LNG 수요가 늘었고 이러한 상황이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천연가스 수입선이 다변화하면서 톤마일(운송 거리)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과거 LNG 주요 수입처는 중동이있지만 최근 미국, 유럽 등으로 다변화했다. 미국에서 아시아로 보내는 LNG선이 증가하면서 선복 부족으로 운임이 올랐다는 것이다.
또 바닷길 정체현상도 운임 인상에 한몫했다. 최근 LNG운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해야 하는 LNG선이 늘었다. 파나마 운하는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바다 지름길'로 통한다. 초대형선이 등장하면서 파나마 운하가 확장개통됐지만 선박이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나마 운하는 선박이 한척씩 줄지어 통과해야 하는데 배가 몰리면서 통과하는데 길게는 일주일씩 걸리는 상황"이라며 "운송이 지연되면서 선복도 부족해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운임 상승은 LNG선 발주 기대를 부추긴다. 실제로 조선업계는 3분기 들어 수주 소식을 속속 전하고 있다. 앞서 10월 대우조선해양은 2조274억원 규모 쇄빙LNG선 6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어
한국조선해양(009540)도 LNG선 2척 수주 소식을 전하며 연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선박은 17만4000CBM급이며 계약 규모는 총 4250억원이다. 이 계약에는 2척에 대한 옵션도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
연말 수주영업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를 통해 현재 보유한 건조의향서(LOI)에 LNG선이 15~17척 정도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선주는 LOI 체결 후 큰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최종 계약까지 진행한다. 국내 조선업계는 작년 말에도 LNG선 물량을 싹쓸이해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에 오른 바 있다. 모잠비크, 카타르, 러시아 등 대형 LNG프로젝트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발주가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며 "물론 워낙 시황이 침체돼 있어 획기적으로 변하긴 어렵겠지만 어느정도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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