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 등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방침에 따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친환경 분야 투자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홈페이지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 20일 2100억원을 투자해 대산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을 건설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시설은 오는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은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이다. 전기차 수요 증가로 배터리 산업의 꾸준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와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인 전해액에 투입되는 대표적인 유기용매인 EC(에틸렌 카보네이트)와 DMC(디메틸카보네이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에 보유한 고순도 산화에틸렌(HPEO) 설비를 기반으로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전해액 원가 비중 약 30%를 차지하는 유기용매는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나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소재 국산화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앞서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과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 현장을 방문해 고부가 소재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SG 요소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다.
이번 결정으로 롯데그룹 화학계열사(BU)는 배터리 양극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극박과 분리막에 이어 전해액 유기용매까지 배터리 4대 핵심소재인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 중 3대 소재를 생산하게 됐다. 앞서 화학BU는 지난 2월 친환경 사업전략 '그린 프로미스 2030 이니셔티브'를 내놓고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친환경 ESG 경영 강화의 연장선에서 수소 모빌리티 시장에도 진출한다. 롯데케미칼은 산업용 가스분야 선도기업 에어리퀴드코리아와 공동 투자해 자사 부생수소를 활용한 고압 수소 출하센터, 수소충전소를 세우기로 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국내 3개 생산기지(여수, 대산, 울산)에서 저탄소 부생수소를 생산 중이다. 양사는 추후 액화수소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고압 수소탱크 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확장은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된 결과다. 올해 1분기 롯데케미칼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189% 증가한 623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대산공장 정상화로 생산·판매량이 증가했고 미국 한파로 글로벌 공급 물량이 급감해 수요가 회복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설비 정상화로 글로벌 제품 공급은 증가했지만 경기회복에 따라 실수요 및 재고 확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산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기회손실을 제외하면 1분기에 이어 양호한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적 호조세는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각국의 백신 보급에 따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업황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4조2804억원, 영업이익 6177억원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 8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예정된 역내외 정기보수와 견조한 수요 강세,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을 감안하면 하반기 업황 하락폭은 시장 우려보다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신증설 물량의 유입이 예상되나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신장으로 전분기 수준의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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