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사진/셀트리온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유럽 규제당국이
셀트리온(068270)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를 청소년에게 투여할 수 있는지 논의에 착수했다. 논의 결과 청소년에 대한 투여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올 경우 이르면 다음달 허가 권고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24일 유럽 의약품청(EMA)에 따르면 산하 소아의약품관리위원회(PDCO)는 지난 18~21일(현지시간) 정기 회의 안건으로 렉키로나를 상정했다.
PDCO는 아동 또는 청소년에게 사용하기 위한 의약품의 안전성, 효과성에 대한 의견을 내는 EMA 산하기관이다. 위원회별로 의견을 내면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이를 종합해 허가 권고 여부를 결정한다.
렉키로나는 지난 2월 말 EMA가 품목허가를 위한 롤링리뷰에 착수한 지 약 90일 만에 PDCO 안건으로 채택됐다. 이번 PDCO 회의에선 12~18세 코로나19 환자에게 렉키로나를 처방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 3월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연합 회원국이 렉키로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권고와는 별개다. PDCO 논의가 정식 품목허가를 위한 롤링리뷰의 일환이라면, 앞선 사용 권고는 허가 전에도 개별 국가가 사용할 수 있도록 의견을 낸 차원이다.
PDCO가 12~18세 환자 대상 렉키로나 투여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고, CHMP가 다음달 정기 논의에서 안건으로 상정할 경우 이르면 다음달 품목허가도 점칠 수 있다.
유럽 내 투여 연령이 확정되고 CHMP 허가 권고 결정이 나오면 국내와는 달리 투여할 수 있는 대상이 더 넓어진다.
국내에선 렉키로나를 처방하려면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의 기저질환을 가진 경증 환자 또는 폐렴 동반 환자여야 한다. 모든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증상 발생으로부터 7일이 지나면 렉키로나를 투여할 수 없다.
셀트리온 입장에선 유럽 허가가 나오는 즉시 개별 국가와의 협상을 통해 수출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국내의 경우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가 투여 동의서를 작성하면 의료기관이 공급 요청서를 보내는 방식으로 처방한다. 모든 물량은 무상 공급되며, 유통은 셀트리온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068760)이 담당한다.
해외에선 제값을 받고 판매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같은 항체치료제로 개발된 일라이 릴리와 리제네론 제품의 예상 공급 가격은 150만~250만원으로 책정됐다고 알려졌다. 국내와 달리 해외 공급은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맡는다.
국내 허가와 파키스탄 공급, 중동 주요 국가에 사용 허가를 신청한 상황에서 유럽 허가가 나오더라도 물량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렉키로나 기존 생산량은 10만명분이며, 필요 시 최대 300만명분까지 확대할 수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 확보한 10만명분에 이어 글로벌 수요에 맞춰 150만~300만명분을 추가 생산할 수 있다"라며 "유럽 내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은 뉴욕(B.1.526), 나이지리아(B.1.525), 인도(B.1.617)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서 렉키로나의 중화능을 확인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새롭게 발생하는 변이 바이러스에서도 렉키로나가 중화능을 보이는지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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