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오세훈표 안심소득 시범사업 대상자가 차상위계층으로 범위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심소득 지원 대상 기준선을 중위소득 100% 이하에서 50% 이하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존에 오 시장이 제안한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100%(4인가구 기준 연 소득 5850만원) 이하의 가구에게 기준 이하 소득분의 50%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4인 가구가 4000만원을 벌 경우는 중위소득 100% 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안심소득 대상자가 되는데, 그 때 생기는 1850만원의 소득격차를 정부가 절반(925만원) 지원하는 것이다. 스스로 버는 소득과 시의 안심소득을 합하면 이 가족의 연 소득은 4925만원 수준으로 올라선다.
시는 이 기준선을 50%로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중위소득 100%를 적용하면 이 기준과 격차가 클수록 지원금액도 올라가기 때문에 취업회피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50%를 기준으로 삼으면 안심소득 대상자는 연 소득 2926만원 이하 수준으로 내려간다.
중위소득 100%를 기준으로 삼으면 안심소득 신청자 수는 많지만 그만큼 탈락자 수도 많아지기 때문에 박탈감을 줄이는데도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 결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표본은 기존 200명에서 300명으로 늘아날 가능성이 높다.
중위소득 50%를 적용하면 기존 복지수혜계층인 차상위계층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는 안심소득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초수급자가 안심소득 대상자로 바뀌면 기존에 받던 의료급여 혜택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위소득 51~52%처럼 기준선을 소폭 상회해 안심소득 대상에서 벗어난 저소득 한부모가구도 문제다. 이 가구는 중위소득 100%를 기준선으로 적용할 때는 지원대상이 되지만 50%가 기준이 되면 혜택에서 제외된다. 시는 이를 보완하고자 하후상박형으로 소득분위별 차등 지원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시는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대한 기본 방향을 세우기 위해 지난달 27일 자문단을 꾸렸다. 시가 사회보장제도를 변경할 경우 행정절차나 중복수급 등의 문제를 두고 보건복지부와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중위소득 기준을 100%로 삼게 되면 정말 지원이 필요한 차상위계층이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며 “중위소득 51% 대상자 처럼 간발의 차로 혜택을 못 보는 사람들도 나오지만 안심소득 대상자는 넓은 범위에서 기초수급대상자를 포괄적으로 포함하기 때문에 정책상 어쩔수가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를 최대한 줄이고 안심소득 비대상자의 박탈감을 줄이기 위해 애초부터 지원 대상 범위를 축소하되,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이 지원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 시장은 보궐선거 후보 시절 중위소득 100% 이하 200가구에 3년간 예산 40억원을 들여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서울시가 안심소득 시범사업 대상 범위를 중위소득 100%에서 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월27일 안심소득 시범사업 자문단 위촉식에 참석한 오 시장.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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