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갈등의 골'…현대중 노조, 전면 파업 임박
6일부터 나흘간 8시간 파업…'생산 타격' 우려 확대
2021-07-04 13:07:20 2021-07-04 13:07:2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현대중공업이 수주 호황으로 모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가운데, 노조가 전면 파업에 나서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깊어지는 노사 갈등에 어렵게 맞은 회복세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6~9일까지 매일 8시간씩 전면 파업을 하기로 했다. 지금의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 1월 출범한 후 전면 파업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2020년 임금과 단체협약을 2년간 타결하지 못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임단협 협상 시기가 오면서 이젠 3년 치 임단협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사는 지난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2019·2020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모두 부결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최근 내부 소식지를 통해 "누구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고 교섭에 나서야 할 사측이 앞에서는 대화하는 척 뒤에서는 노동조합을 철저히 농락하고 있다"며 "갈수록 깊어지는 저임금, 고용불안, 불평등으로 삶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급하게 합의안을 마련하는 것보다는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좁혀가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3월 현대중공업 노조가 부분파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임단협 협상이 지지부진한 건 기본급 인상을 두고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달 4일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연차별 격차 조정, 가족 수당 인상 등의 요구 사항을 회사 측에 전달했지만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현대중공업 법인분할에 항의하다 해고된 노조원 복직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노조는 해고자 4명 복직을 촉구하고 있는데 사측은 3명은 재입사하고 1명은 추후 협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해 들어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도 연이어 터지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처럼 노사 간의 잡음이 심해지고 전면 파업이 다가오면서 업계에선 생산 손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들어 연이어 수주를 이어가면서 조선소가 모처럼 활발하게 돌아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에도 컨테이너선 6척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2척 등을 수주했다고 알린 바 있다. 현대중공업의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158척을 수주했으며 연간 목표 149억달러의 92%인 138억달러를 이미 달성한 상황이다.
 
사측은 2018년 노조가 파업에 나서자 하루 평균 83억원 상당의 매출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파업 시 약 149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수주 상황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번 8시간 파업 시 하루 기준 수십억원의 손실이 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 비율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있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가 갈수록 저조해지면서 전면 파업에 나서도 조업에 큰 차질이 없는 경우도 많다"며 "다만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발주사에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수주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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