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출 문턱 높이니 보이스피싱 기승
"대출문자 받으면 해당 기관 대표 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2021-10-28 06:00:00 2021-10-28 07:05:50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이 필요한 서민층과 소상공인을 노린 보이스피싱 사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보이스피싱 범죄는 제1금융권과 정부 기관 등을 사칭하고 있어 피해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직장인 A씨는 최근 '재난지원금 대출 승인 안내'란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해당 문자 메시지에는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연 금리 1.5%~3%의 조건으로 대출을 해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기에 취급 은행은 1금융권, 보증기관엔 신용보증재단이 적혀 있어 A씨 역시 혹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A씨는 대출 상담을 예약해 상담을 진행했고 실제로 해당 금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인지 확인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하자 답을 이어가던 상담 직원이 먼저 통화를 종료했다.
 
A씨는 "카카오뱅크 직원이라며 이름과 직급 등을 대길래 처음엔 의심이 사라질뻔 했다"면서도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가자 직원이 갑자기 전화를 끊길래 그제서야 보이스피싱이란 걸 알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카페를 운영 중인 B씨도 비슷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엔 하나은행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저금리 대출을 지원해준다는 내용이 있었다. B씨는 "하도 의심스러워서 문자를 받자마자 바로 지워버렸다"면서 "저희 같은 젊은 사람들이야 그렇다 쳐도 부모님 나이대의 분들은 혹시라도 당할까봐 걱정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 기관과 금융사들의 노력에도 보이스피싱 범죄는 증가 추세다. 무소속 소속 양정숙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선 보이스피싱은 지난해 6351건으로 집계됐다. 2017년 240건과 비교하면 3년새 26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올해는 이미 7월 말까지 4729건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액은 4528억원에 달했다.
 
정부 기관과 금융사들도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공지나 게시글을 만들어서 '금융사가 문자나 전화를 통해 고객들께 연락 드리지 않는다'는 알림을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지역 재단을 통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없도록 홍보와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보이스피싱 문자를 받으면 해당 번호로 절대 전화하지 말고 담당 기관 대표 번호로 직접 연락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이스피싱 문자. 사진/독자 제공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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