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주요 주류 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유흥 시장 침체로 하이트진로는 타격을 받았으나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와인 등으로 가정시장을 공략하며 호실적을 냈다.
2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000080)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57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72%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30.28% 줄어든 449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39% 빠졌다.
3분기에도 이어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유흥 시장 침체가 하이트진로 실적에 영향을 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전체 주류 시장 규모가 줄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실제로 3분기 맥주와 소주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11%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의 3분기 내수 맥주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소주의 내수 매출액은 10.71%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던 지난 9월 서울 중구 을지로노가리골목에 위치한 호프집의 모습. 사진/뉴시스
반면
롯데칠성(005300)음료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698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3% 늘어난 854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92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음료 사업의 매출이 잘 나온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류 사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됐다.
올해 3분기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늘어난 173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소주 제품인 처음처럼 페트 리뉴얼과 클라우드 투명 페트 제품 출시, 와인 매출 성장 등 가정용 시장을 공략한 결과 이 같은 실적을 이끌어 냈다는 게 롯데칠성음료의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처음처럼(250㎖ 페트) 제품은 지난 6월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약 7억병이 팔렸다. 또 1분기~3분기 누적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2% 성장했다.
게다가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OEM 생산 전략도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2월 수제맥주 클러스터 조성을 내걸고 수제맥주사들의 생산을 돕기 위해 수제맥조 OEM 생산에 나섰다. 현재 세븐브로이의 곰표맥주, 제주맥주, 더쎄를라잇 등 업체의 수제맥주를 OEM 생산 중이다. 이에 따라 맥주 공장가동률은 전년 20%대에서 30%대로 증가했다.
주류업계는 11월 들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연말연시 대목으로 인해 실적이 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4분기 주류 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류 시장이 코로나19 발생한 첫 해인 2020년 상반기 수준까지만 회복하더라도 2022년 주류 시장은 전년 대비 8%~13% 성장이 전망된다”면서 “전방 수요 회복에 따라 하이트진로 및 롯데칠성의 실적 개선도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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