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코로나19 5차 대유행 조짐에 항공 업황 회복에 비상이 걸렸다. 위드 코로나 확산 기대감도 잠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기지개를 펴던 업황에 찬 물을 끼얹으면서다. 국내외 방역 강화로 여행 심리가 또 다시 위축되면서 여객 수요도 일부 축소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주시하며 내년 항공기 운항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해외입국객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위드 코로나로 항공 업황이 회복 국면에 접어드나 싶었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업계 시름은 다시 깊어지고 있다. 당장 오미크론 유입에 따른 여행 수요 감소세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델타 바이러스 확산 때처럼 일부 수요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예약 취소 현황 등은 아직 파악 중"이라며 "아직은 오미크론 영향을 체감할 만한 시기는 아니지만 일일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하고 있는 만큼 심리적인 측면에서 여행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선 여객은 올해 1월 145만명대에서 2~4월까지 20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5~6월 두 달간 3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델타 바이러스가 본격 확산하면서 7~9월 다시 200만명대로 떨어진 뒤 지난 달 간신히 300만명대를 회복했다. 변이 바이러스 유입과 동시에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일부 여행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항공업은 코로나19 사태 촉발된지 약 2년간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국토부 따르면 지난해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한 항공 여객은 2019년보다 68.1%가 줄어든 3940만명을 기록했다.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사업 전환으로 흑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는 여객 수요 회복 지연에 극심한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5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외 방역도 다시 강화될 전망이다. 주요국들은 오미크론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있다. 전날 우리 정부도 이달 3~16일 모든 입국자에 대해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열흘간 자가격리 의무 방침을 내놨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재개도 검토 중이다. 국내 백신 접종률 80% 달성에도 일일 확진자가 5000명대를 넘어 연일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확산세가 잡히지 않아서다.
주요국 국경 봉쇄 흐름이 확산되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남아공 국가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는 코로나 변이를 해결하는 장기적인 해법이 아닌 만큼 국경 폐쇄 대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달 IATA는 항공업 회복 시기를 2024년에서 2023년으로 조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과 변이 바이러스 유입이 반복되는 상황인 만큼 더 나빠진 것도 없다"면서 "국제선 노선이 일부 재개되고 있지만 업황이 정상일 때에 비해 1% 수준도 안되는 비정상 업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회복 시기를 논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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