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한국형사소송법학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자료 수집행위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 법적 근거가 되는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 등의 위헌을 주장하며 28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소장을 제출했다.
학회 인권이사 김정철 변호사(법무법인 우리)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률조항(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 따라 (통신자료 수집행위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학회, 기자, 야당 국회의원, 일반인들에 대한 공수처의 무차별적인 통신자료 수집행위가 적법해질 수는 없다”며 헌법소원 취지를 밝혔다.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은 전기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이 이용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 등 통신자료 제출을 요청하면 그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국민의 개인정보는 그 정보주체 즉, 국민 개개인의 것이기 때문에 통신사가 국민의 개인정보를 그 국민의 동의 없이 제공했다면 아무리 통신사가 임의로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며 “법치국가의 원리는 헌법 12조 3항에 의한 적법 절차 원리를 통해 구체화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수처가 검찰의 구태 수사 관행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고위공직자의 특정범죄’로 수사대상이 한정돼 있는 공수처가 검찰 개혁을 표방해 탄생했지만, 지난 1년여간 지켜본 공수처의 모습은 검찰의 과오를 답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공수처의) 통신자료취득행위는 청구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졌다”며 “청구인의 통신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전기통신사업자가 피청구인인 공수처의 요청을 거절할 가능성도 거의 없는 바, 이는 개인정보라는 청구인들의 기본권 내지 보호법익을 침해하는 강제수사의 성격을 갖는다”고 제시했다. 이는 전기통신사업법의 불명확한 규정형식을 이용해 영장주의 원칙의 적용을 교묘하게 회피한 위헌적 행위라는 주장이다.
이날 헌법소원에는 정웅석 형소법학회장을 비롯해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대표), 양홍석 변호사(전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등 35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형사소송법학회의 법무대리인 법무법인 우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자료 취득행위 및 전기통신사업법'과 관련 위헌성에 대한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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