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장기간 하락하던 우리나라의 실질 통합주거비가 지난 2020년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 영향에 시장 내 임대료 부담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때문에 관련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발간한 '임대 주거비 변화와 주택공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실질 통합주거비지수는 2011년 대비 14.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통합주거비는 전세, 반전세 등 다양한 임대차계약을 월세로 환산해 산정한다.
국내 실질 통합주거비지수는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3.3%씩 장기간 하락한 뒤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3.9%, 7.3%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전세지수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석기간 중 수도권의 실질 전세지수는 오름세를 보인 반면 비수도권의 실질 전세지수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시적으로 하락했다. 이후 2020년에는 전년 대비 8.1%, 2021년에는 9.6% 상승하며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오지윤 KDI 부동산연구팀장은 "통합주거비가 장기간 하락했다가 최근 상승한 것은 공급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며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2018~2019년 주택건설이 크게 증가, 실질 주거비가 하락했다가 이후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주거비 수준이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건설비용 증가로 주택공급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주택공급이 조정될 수 있도록 공급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기에 수주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는 공사의 경우 주택건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건설비용을 반영하는 건설디플레이터는 2020년 1.5%, 2021년 9.5%, 올해 1~2월 누적 11.9%까지 치솟았다.
오 팀장은 "신규 주택공급(입주)은 전체 주택 수를 증가시켜 자가공급뿐만 아니라 임대공급을 확대시키기 때문에 임대료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분석기간 중 1년 미만 아파트의 임대거래를 조사한 결과, 당해 아파트 입주 물량의 약 17~26%가 임대 시장으로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수요 변화에 따라 자율적으로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위적인 공급규제를 지양해야 한다"며 "공공주도 공급이 어려운 도심지에 신규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8일 발표한 '임대 주거비 변화와 주택공급' 보고서를 통해 신규 주택 공급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은 한 공인중개사무소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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