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터넷(IP)TV3사가 지난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프로그램 사용료로 4800억원 가까이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재승인 심사 항목으로 PP 프로그램 사용료가 포함된 2016년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그럼에도 PP업계는 콘텐츠로 성장한 IPTV가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에 인색하며, 적절한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T(030200)·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해 PP 프로그램 사용료로 전년 4008억원보다 21% 늘어난 4830억원을 지급했다. 2017년 2843억원 규모였던 IPTV의 PP 프로그램 사용료는 꾸준히 늘어 2020년 4000억원대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성장폭을 더 키웠다.
각 사별 지급액은 KT가 20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고,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435억원, 1359억원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수치는 전년 대비 11%, 20% 늘어났다.
PP 프로그램 사용료는 IPTV 사업자가 정부의 재승인을 받을 때 심사 받는 항목 중 하나다. IPTV법상 콘텐츠 수급계획의 적절성 및 방송영상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원래 해당 항목은 케이블TV(SO) 사업자들에게만 적용됐었지만, 2016년 전체 유료방송 사업자들로 확대됐다. 정당하게 콘텐츠 대가를 지불하도록 정부가 감독해 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취지였다. IPTV업계는 "매년 PP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이 수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콘텐츠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치르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시청자들이 TV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PP업계는 IPTV가 지급한 프로그램 사용료는 수치상의 증가일 뿐 중소·개별PP까지 낙수효과를 누릴 만한 수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선 PP 프로그램 사용료가 증가하고 있지만, IPTV의 늘어나는 매출액 대비 적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IPTV 플랫폼이 커지면서 늘어난 콘텐츠만큼 사용료도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PP업계 관계자는 "IPTV 자회사 PP에 지급하는 프로그램 사용료 등이 따로 분류가 안 돼 있어 수신료 매출액 대비 PP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액 등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자칫 숫자는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혜택을 받는 PP들은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적절하게 프로그램 사용료가 배분됐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PP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수익을 얻고 있는 만큼 콘텐츠 대가 산정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이 부분 역시 PP업계의 불만이 높은 사안이다. 실제 지난해 수치를 보면 KT를 중심으로 무료 VOD 사용료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체 PP 프로그램 사용료가 증가한 경향이 짙었다. IPTV3사 지급한 PP 프로그램 사용료는 실시간 일반채널 프로그램, 중소·개별PP, 무료 VOD 사용료 등을 합친 수치다. KT는 지난해 748억800만원을 무료 VOD 사용료로 지급했는데, 전년 대비 증가율이 72.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소·개별PP 사용료는 5.9% 늘어난 431억9100만원에 그쳤다. 중소·개별PP 프로그램 사용료의 경우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20% 늘어났지만, SK브로드밴드는 7.6% 증가에 머물렀다. 전체 프로그램 사용료는 증가했지만, 협상력이 약한 중소·개별PP의 프로그램 사용료 증가율만 둔화됐다.
이에 정부는 유료방송시장 채널 계약 및 콘텐츠 공급 절차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PP 평가 기준 및 절차 표준안, 유료방송 이용약관 신고 및 수리 절차에 관한 지침 등을 중심으로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