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가운데 왼쪽)이 '위기의 한국 원료의약품산업, 활성화 방안은?' 정책토론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제약 산업계가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료의약품의 자급화를 위해 다방면의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위기의 한국원료의약품산업, 활성화 방안은?'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토론회에는 정순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김민권
종근당(185750) 대외협력팀 이사, 이영미 한국산업약사회 부회장, 안명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본부장이 참석해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뒤이어 김나경 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김건훈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장, 문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정책과장도 참여했다.
토론에 참석한 이들은 각자 속한 단체 또는 기관의 입장에서 한국 원료의약품 시장 상황과 전망을 공유하고, 원료의약품 자급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첫 발표자로 나선 정순규 책임연구원은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현황 및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의 원료의약품(DMF) 등록 현황 비교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자급화 비율을 언급했다.
정순규 책임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미국, 유럽의 원료의약품 자급 비율은 각각 30%, 33.3%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의 경우 36.5%로 미세하게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한국은 15.2%로 세 국가의 원료의약품 자급화 절반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방면에 걸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순규 책임연구원은 "직접 생산 원료에 대한 약가 우대, 고부가가치 원료 연구개발 및 해외 수출 지원, 인력 양성 등이 필요하다"며 "현재 약가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정부기관이나 장비·IT기업,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GMP) 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들이 참석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김민권 이사는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 활성화를 막는 요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민권 이사가 발표에서 인용한 식약처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 기준 우리나라에서 쓰인 원료의약품 가운데 중국산(36.1%), 일본산(12%), 인도산(27.2%) 등 세 국가가 총 59%의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요인으로는 국내 원료의약품 회사 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입 품목 사용 증가, 갈수록 규모가 작아지는 국내 업체의 비중 등을 꼽았다.
그는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을 증가할 정책으로 인력 양성을 지목했다. 김민권 이사는 "자국 내 원료의약품에 대한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중국의 경우 정부 지원을 통해 인재를 계속 뽑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원료의약품 연구개발 지원에 대한 사업이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미 부회장은 '국내 원료의약품 규제현황 및 개선 필요성'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중복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25일까지 139개 원료의약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나 설문조사 및 심층 면접조사 결과 제조시설 관련 중복규제가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로 꼽혔다.
원료의약품 제조시설을 지으려면 약 30개 법령이 적용되는데 상황에 따라 법령마다 다른 조건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게 이영미 부회장 설명이다. 예를 들어 원료의약품 제조시설 외부 창소를 설치할 경구 '의약품등 안전에 관한 규칙'은 오염 방지를 위해 외부 창호 설치를 금지한다. 반면 '위험물안전관리법'은 망입 유리 또는 방화유리를 설치토록 하고 있다.
이영미 부회장은 "원료의약품 자급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규제 현황으로 인한 애로점이 있다"며 "중복 규제와 충돌을 줄여주면 과다 지출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안명수 본부장은 '국내 필수 원료의약품 관리 및 공급 현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산업육성과 공중보건 위기대응 차원에서의 자급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채산성이 낮거나 원료 공급 불안정 등으로 국내 공급이 중단된 국가필수의약품에 한해 국가 예산으로 위탁생산 업체를 모아 생산케 하는 등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안명수 본부장은 원료의약품 자급화를 산업육성과 국가적 위기 사태 대응을 위한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눠 각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대부분의 원료의약품은 채산성이 없고 경쟁력이 부족해 발전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산업 생태계에 있어 생산과 수출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자급화가)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공중보건 위기대응 차원의 필수원료의약품 안정공급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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