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정부의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정책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유아 발달의 특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졸속 학제 개편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조 교육감은 2일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안에 이어 또 다시 중요한 국가 교육정책 발표에서 교육청을 허수아비로 취급했다"며 "지금과 같은 합리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추진을 원한다면 이번 방안은 철회하고 다시 원점에서 사회적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개편안은 대선공약에도 인수위 과정에도 없다가 느닷없이 등장했고, 교육부 논의 과정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고 한다"며 "발달에도 맞지 않는 조기취학 개편안은 이론적으로 설득력이 없고 취지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학부모, 시민, 교원단체, 시민단체, 유아교육 종사자, 초등학교 교원까지 다양한 교육 주체가 한마음으로 반대한 교육정책이 있었나 싶다"며 "그런데도 박순애 부총리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여론 수렴을 하지만 반대가 많다 해서 정책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니,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정책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2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 교육감은 "여러 정부에서 취학연령 하향을 통한 학제 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실행까지 이르지 못한 것은 극심한 혼란과 추계조차 쉽지 않은 막대한 예산이 투여되지만, 그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었다"며 "대통령의 지시를 그대로 시행하면 사회적으로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나 크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5세로 하향하는 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국 나이로 계산하면 8세 입학이 7세로 바뀌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각종 교원 단체와 학부모 단체들은 놀이중심으로 활동해야 하는 유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고, 사교육 경쟁 시기만 앞당기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저항이 거세지자 정부는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후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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