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13개 교수연구자 단체가 김건희 여사 논문을 재검증하기 위해 국민검증단 구성을 추진한다. 이들은 김 여사 박사학위 논문의 연구 부정은 물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자기 표절까지 살펴볼 계획이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 등 13개 교수연구자 단체는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최근 발표한 국민대와 이를 보고도 문제 삼지 않은 교육부를 규탄하며 이같이 밝혔다.
교수들로 구성될 논문 검증단은 계열과 전공을 가리지 않고 구성할 예정이다. 김 여사 논문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이미 검증단 결성 시도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른 시일 내에 구성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단체 측은 예상했다.
이들은 "2018년에 공표된 교육부 훈령은 표절을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행위'로 규정한다"며 "하지만 국민대는 '일부 타인의 연구내용 또는 저작물의 출처 표시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표절을 인정하면서도,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식적 판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의 물건을 훔쳤는데 도둑질은 아니라는 극단적인 형용모순"이라고 덧붙였다.
5일 13개 교수연구자 단체가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재검증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사진=김지영 기자)
또 "문제가 된 박사 학위 논문의 경우 언론 기사를 거의 그대로 베낀 대목이 다대하다"며 "타인의 블로그에 제시된 문장을 인용 표기 없이 그대로 옮겨 적은 케이스도 매우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대는 천하를 발칵 뒤집은 발표를 하고도, 결정 세부 내용과 이유에 대한 해명을 거부하고 있다"며 "판정의 주체도 없고 재조사위원회 참가 교수들의 명단과 최종보고서도 비공개"라고 지적했다.
이날 우희종 서울대 교수(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상임대표)는 "향후 김건희 씨의 논문 검증 수준을 넘어 국민대가 어떻게 이런 비상식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었는지 과정과 배경에 대해서 검증하고자 한다"며 "이는 투고금지를 두번이나 당한 교육부 장관으로 있는 이 현실과 결코 맥을 달리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교육부 장관의 자기 표절 문제까지 향후 검증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수들은 김 여사의 박사논문뿐 아니라 석사논문 검증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교수는 "숙명여대 또한 본인들의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지금까지 (김 여사 논문에 대한) 본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예비조사가 끝났음에도 아무 발표 없이 몇 개월째 끌고 있는 것은 결국 학문적 요소 외 것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대는 지난 1일 김 여사의 논문 4편에 대한 재조사를 한 결과 3편을 연구 부정으로 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1편은 검증이 불가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논문 4편 모두 학내 규정에 따른 검증시효를 이미 넘긴 상태라고 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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