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공정당국이 '원재료 가격 변동분의 50% 이상'을 하도급 납품단가에 반영하도록 원사업자가 약정할 경우 벌점을 경감키로 했다.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누적벌점은 공공입찰 참가제한, 건설산업기본법상 영업정지 요청이 이뤄지는 만큼, 결국 제재 감경으로 수급사업자의 원자잿값 상승 반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년 1월 12일부터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벌점 경감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과 산정 방법을 담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지침 개정안은 다음달 5일까지 행정예고한다.
현행 공정위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 대해 벌점을 부과하고 있다. 벌점이 쌓여 5점이 넘으면 조달청장,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공공입찰 참가 제한을 요청한다. 10점이 넘을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에 영업정지 요청을 한다.
시행령과 지침 개정안을 보면, 하도급 대급 연동 계약 체결 비율이 10% 이상 50% 미만이면 벌점 0.5점을 깎아준다. 50% 이상일 경우에는 1점을 감경한다. 연동 계약은 원사업자와 하청업체 간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변동할 경우 이를 납품단가에 자동으로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체결 비율은 해당 연도 체결 전체 신규, 갱신, 변경 계약 건수 대비 연동 계약 포함 건수로 계산한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 대비 단가 반영 비율이 50% 이상인 경우만 연동 계약으로 인정한다.
연동 계약과 수급 사업자의 조정 요청 등에 따른 실제 대금 조정 실적에 따라서도 벌점을 최대 2.5점 깎아주기로 했다.
연동 계약의 형태 등 원사업자 노력에 따라 벌점을 최고 1점까지 더 깎을 수도 있다. 계약 체결 시 원재료 가격 하락은 제외하고 상승만 연동시키는 경우가 추가 벌점 감경 사례에 해당한다. 연동계약 체결 이후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대금을 유지하는 것도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보호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재하도급 사업자와 연동 계약을 체결하도록 권유하는 행위가 부당한 경영 간섭이 아니라는 점도 명시했다. 대기업과 1차 협력사는 물론 2, 3차 협력사 간 연동계약 체결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자율적인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확산과 별개로 법제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원자잿값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하도급 대금 조정 활성화 유인책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박종배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행정예고 기간 동안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개정안을 연내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거래위원회는 원자잿값 상승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면 벌점을 감경해주는 내용의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년 1월 1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공정위 세종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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