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S23에 퀄컴만…아픈 손가락 '엑시노스'
스냅드래곤8 2세대 전량 탑재 유력
GOS 등 품질 논란 부각…점유율도 '뚝'
2022-11-16 16:33:49 2022-11-16 16:33:49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023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3에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을 전량 탑재할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엑시노스의 성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자체 개발품으로 대체하지 못하게 돼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이날 미국 하와이에서 기술 행사인 '2022 스냅드래곤 서밋'을 열고 '스냅드래곤 8 2세대'를 공식적으로 처음 공개했다. 스냅드래곤8 2세대는 퀄컴 자체 AI 엔진을 바탕으로 전작(스냅드래곤8 1세대) 대비 최대 4.35배 개선된 AI 성능을 지원한다. GPU 속도는 전작보다 최대 25% 빨라졌으며 CPU의 전력 효율이 40%까지 향상돼 배터리 수명도 늘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사진=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3 시리즈'의 기본·플러스·울트라 3종 모델 모두에 적용될 예정이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CF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S22에서 75%였던 퀄컴 AP 적용 비중이 S23에서는 '글로벌 쉐어(Global Share)'로 높아진다"고 언급했다. 100%라고 콕 집어서 언급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글로벌 전체 출하물량으로 해석될 수 있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도 "갤S23 시리즈에는 퀄컴 칩만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본 바 있다.
 
스냅드래곤8 2세대에 내장된 3중 18비트 스펙트라 ISP는 최대 2억 화소 카메라 이미징 센서를 지원한다. 따라서 갤럭시 S23의 최상단 스마트폰인 울트라 모델이 2억 화소 지원한다는 부분도 퀄컴 AP의 활용 확대에 힘을 싣는다.
 
엑시노스의 부진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AP 시장 매출이 89억달러(12조15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6% 성장했음에도 엑시노스 매출은 되려 줄어든 것이다. 
 
시장 점유율도 퀄컴(40.4%), 미디어텍(26.3%), 애플(25.5%)에 이어 4위다.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3위권 업체들의 합산점유율 92.2%로 미뤄볼 때 한자릿 수에 그친 셈이다.
 
엑시노스의 하락세는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대거 탑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그간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제품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써왔다. 올해 초 '갤럭시S22 시리즈'가 발열 및 GOS(게임최적화서비스) 논란에 휘말리기 전까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스냅드래곤을 활용하고 국내를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는 엑시노스를 채택하는 식이었다.
 
문제가 커지자 삼성전자는 전략을 급선회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8월 출시한 갤럭시 Z폴드4·Z플립4에 엑시노스 대신 모두 스냅드래곤만 사용했다.
 
수율도 문제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차기 플래그십 모바일 칩 엑시노스2300(가칭)의 경우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와 5나노 공정을 모두 이용하는데 4나노 공정 수율이 안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경쟁사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는 삼성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고 있는 TSMC의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제재를 받기 전 화웨이의 AP 보다도 삼성 엑시노스가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결국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하고 갤럭시A 등 중저가 모델에 엑시노스를 활용하는 전략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에는 대만 미디어텍이 중저가 시장에서 AP를 많이 팔고 있는데 최근 하이엔드쪽으로의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포지셔닝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