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가 도내 장사시설 불균형 해소를 위해 내년도 장사시설 수급계획 용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2일 "장사시설 지역수급계획 수립 용역에 대해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역에는 31개 시·군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장사 정책 추진 방향 등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노후화 및 부족한 화장시설 개선과 확충 방안, 수요 증가에 따른 장사시설 설치와 같은 중장기 계획 수립 필요성도 강조될 전망이다.
경기도가 장사정책을 추진할 경우 경기북부 지역 장사시설 필요성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기준 경기도 화장률은 92.6%로 전국 89.9%보다 높고, 노인 비중이 매년 늘고 있어 화장시설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수원시 연화장과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 용인시 평온의숲과 화성시 함백산메모리얼파크 등 4개의 장사시설이 있는데, 모두 경기남부에 몰려있다. 북부 지역 고양시에 서울시립승화원이 있지만 이는 서울시 시설로 고양시와 파주시민 외 타 지역 주민들은 약 1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아울러 오전 시간대는 관내 지역민만 이용할 수 있어 타 지역 주민들은 오후 3시 이후부터 이용 가능하다.
결국 고양시와 파주시 주민들을 제외한 북부 도민들은 타 지역으로 원정 화장을 떠나거나,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 경기도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된 바 있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서울시 기피시설인 화장터가 고양시로 온 게 53년째다. 화장을 할 때 서울시민과 고양·파주시민은 11만 원이고, 그 외 나머지 경기도 지역은 100만 원이다"며 "경기도민에게 폭리를 취하고 서울 시민은 원가의 3분의1만 받는데 경기도는 관심도 갖지 않고 있다. 이게 경기북부의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내년도 용역을 통해 북부지역 장사시설 건립의 필요성이 대두되더라도, 시민들이 느끼는 기피시설이라는 화장터의 부정적인 인식이 걸림돌로 작용해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가평군은 남양주·포천·구리시와 광역화장시설 건립을 진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아직까지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천시가 추진하는 화장시설 역시 여주시 주민들의 반발로 갈등을 겪는 중으로 건립 무산 위기에 놓여 있는 등 화장시설 설립에 난관을 겪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내년도 실시하는 용역에 지역 수요 분석을 하면서 북부지역 화장터 건립과 관련한 내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며 "지금 북부 화장장을 도립으로 추진하는 건 없지만, 기초지자체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는 곳들이 있다. 그러나 아직 주민 동의 단계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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