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부터 쏟아진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들이 제때 시행되지 못하면서 시장 혼란만 가중되고 있습니다. 관련 개정 법안들이 국회에서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황에 맞춰 내놓은 정부 정책이 시행 시기를 놓치면서 향후의 정책 효과도 크게 반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주택법,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지방세법 등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관련 개정법안들이 여야 논의 앞에 멈춰선 상황입니다.
정부는 지난 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기간을 종전 10년에서 3년으로 줄이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앞서 정부는 지난 7일부터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완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은 최대 10년이던 전매제한 기간이 3년으로 단축됐습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단지의 경우 2~5년의 실거주 의무기간에 발목이 잡혀 정책 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반쪽자리 규제완화라는 꼬리표까지 따라붙었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현재 국회 발의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는데, 관련 논의가 무산되면서 분양권을 팔고 싶은 수분양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재건축 시장 역시 국회만 바라보고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재건축부담금 부과 기준을 현행 3000만원 이상에서 1억원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담보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는 멈춰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건축 부담금 부과 기준, 부과 개시 시점 등 모든 사항이 법률 개정 사항"이라며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입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취득세 중과 완화를 위한 지방세법 개정안도 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현행 최고 12%에 달하는 취득세 중과세율을 절반 수준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초 정부는 지난 2월까지 입법을 마무리 짓고 지난해 12월 21일 이후 취득한 주택 잔금 지급일부터 소급 적용하겠다고 공언해왔습니다. 반면 정부 발표만 믿고 주택 구입을 결정한 매수자는 기존의 높은 취득세율을 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특히 취득세 완화의 경우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여야 논의 과정에서 일부 후퇴할 가능성도 큽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지난 정권에서의 부동산 정책이 무주택자는 선 다주택자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영향을 받아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라는 정책이 대두됐다"며 "현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정책 기조를 봤을 때 법 개정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방안을 발표했지만 지방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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